지난주에는 "삼일 천하"의 소련정변이 국내외 증시에 큰 영향을 미쳐
주가가 급등락을 연출했다.
주초인 19일 증시는 소련쿠데타의 발발 및 고르바초프의 실각보도가
전해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투매양상 속에 29.33포인트(4.2%)나 하락,
하한가 종목만도 5백52개에 달하는 폭락세를 나타냈다.
고객예탁금이 계속 줄어들었던데다 통화긴축 우려감 속에 22일의 은행
지준마감이 겹치고 실세금리마저 치솟는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던 증시는
고르비의 실각이라는 초대형 장외악재로 당분간 하락세 지속이
예견됐었다.
그러나 이튿날인 20일 증시는 이같은 예상을 뒤엎고 쿠데타실패설과
근거없는 은행합병설 등 호재성 풍문이 나돌면서 금융주를 중심으로
급등세로 반전, 종합주가 지수는 16.48 포인트 올라 전날의 하락폭을 절반
이상 만회했다.
동경증시가 오름세로 돌아선데 크게 영향을 받았던 이날 증시는 일부
"큰 손" 들과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매수가담 속에 소련사태의 영향을
덜 받는 금융주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21일 증시도 전날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금융주가 여전히 강세를
지속했고 건설주는 보합에 그쳤으나 무역주도 강세를 보여 소련사태는
일견 투자자들의 뇌리속에서 벗어난 듯이 보일 정도였다.
이에 따라 증시전문가들은 고르비 실각 이후의 주가반등현상을 두고
증시가 소련사태의 충격 속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 아니라 전주부터
주초까지 이어졌던 단기 급락에 대한 일시적인 반등이라는 진단을
내놓았었다.
22일 소련 보수강경파가 주도한 쿠데타가 "삼일 천하"로 종지부를
찍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개장한 증시는 그간 약세나 보합수준에
머물렀던 건설.무역주에 상한가 매수주문이 폭주하면서 다시 폭등했다.
건설.무역주가 매물공백 현상을 빚으면서 금융주가 전체 거래량의
67%를 차지했던 이날 증시는 이른바 트로이카 주식를 중심으로 상한가
종목만도 3백85개에 달해 종합주가지수가 올들어 3번째로 높은 상승폭인
26.88포인트(3.9%)나 뛰어올랐다.
동경, 뉴욕, 런던, 프랑크푸르트 등 해외 주요증시가 모두 폭등세를
연출했던데다 감소세를 지속하던 고객예탁금이 지난 20일 3백15억원이
증가하자 투자심리가 극적으로 호전된 것이다.
이로써 증시는 지난 20일부터 연속 3일간 종합주가지수가 무려
47포인트(7%)가 올라 고르비실각에 따른 하락폭(29포인트)을 완전히
회복했으나 23일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동경증시 등 아시아권 증시가 일제히 내림세로 반전된데다
기관투자가들이 매도에 가담함에 따라 최근 오름폭이 컸던 은행. 증권 등
금융주가 하락세로 치달았고 건설. 무역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주말인 24일 증시도 일반투자자들의 경계매물과 기관들의 대기매물이
쏟아지면서 전날의 약세기조가 이어져 증권, 광업, 비철금속 등
일부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주말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94포인트 하락한 6백97.74를
기록했는데 이는 증시가 소련사태에 휘말리기 전인 지난 주말의
6백98.95에 비하면 1.21포인트 내린 것에 불과하다.
지난주에는 주가가 외신보도와 해외증시의 움직임에 따라 급등락하면서
하루평균거래량이 3천만주대를 기록, 2천만주대에 불과했던 전주에 비해
거래가 매우 활기를 띠었다.
증시전문가들은 내주중에는 소련 정정의 추이가 증시에 일정한 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치기는 해도 국내외 주가의 급등락을 초래하는 "고르비주가"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주말 증시는 약세장임에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1천5백60만주에
2천4백77억원에 달해 거래는 비교적 활발했으며 7백57개 거래형성 종목
가운데 오른 종목은 상한가 17개를 포함 1백53개, 내린 종목은 하한가
48개등 4백66개, 보합은 1백84개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