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들 김부자 거주지도 몰라 ****
"위대한 수령" 김일성의 영상과 교시는 신문과 라디오, TV뿐만 아니라
2,000만 북한주민들 대부분의 가슴속에 넘쳐나고 있다.
아버지의 왕국을 이어받게 될 47세된 "경애하는 지도자" 김정일에 대한 것
또한 이에 못지 않다.
그래서 누구나 해방이후 북한을 통치해온 이 77세된 고령의 지도자 신상에
대해 주민들이 자세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어디서 살고 있는가"라는 가장 기초적인 질문에 대해서조차 평양시내에서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없다.
"알수없지요. 그러나 봉건적 자본주의 제도에서 볼수 있는 왕궁 같은 것은
이 나라에는 없습니다"라는 것이 한 대학교수의 대답이었다.
이 교수는 "김정일이 결혼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물론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위대하신 지도자의 현재의 가족사항에 대해서가 아니라 부모,
조부모등의 가계에 대해서만 얘기할 뿐입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평양 외곽의 만경대에 있는 오막실이에서 소작농으로, 대지주의 묘지관리인
으로 살아온 김의 조상들의 찢어지게 가난한 생활은 북한주민들과 외국관광객
들에게 감춰지기는 커녕 오히려 비천한 프롤레타리아 계급 출신임을 입증하는
영광된 증거로서 자랑스럽게 추켜세워지고 있다.
"이것이 위대하신 수령의 조부모가 사용했던 물레와 베틀이고 저것은 보습
입니다" "그리고 이 탁자는 수령이 어렸을때 책상으로 사용한 것이며 위대한
혁명계획도 이 탁자 앞에서 구상됐습니다"라고 여성 안내원은 만경대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설명한다.
만경대 한켠에는 불과 13세 소년에 불과한 김일성이 눈보라가 몰아치는
가운데 혁명을 위해 부모와 정든 집을 떠나는 모습을 묘사한 초대형 유화가
걸여있다.
북한 공식역사 기술에 따르면 김은 45년 "일본 식민주의에 대한 승리자이며
조국의 해방자"로서 다시 고향에 돌아오게 된다.
오늘날 이같은 위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금박을 입힌 70m 높이의 김일성
동상이 평양시에 세워져 있는 것을 비롯, 북한 전역에서 그의 동상이
주민들을 내려다 보고 있다.
**** 북한주민 99% 자신들이 지상낙원에 살고있다 믿어 ****
또 평양 한복판에는 북한사회의 지도이념인 김의 주체사상을 상징하는 횃불
모양의 170m짜리 주체사상탑이 우뚝 서 있다.
대리석으로 치장된 호화스런 평양지하철을 안내하던 한 여성안내원은 "이
지하철은 경애하는 지도자 김일성 동지께서 공사기간중 무려 200여차례나
몸소 찾아와 현장지도를 하신 곳입니다"면서 "평양지하철이야말로 위대한
수령 김일성, 경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가 인민들에게 하사하신 커다란
선물인 것입니다"라고 감격에 겨운 어조로 설명했지만 그녀의 얼굴은 웃음
한점 없이 무표정하기만 했다.
북한 주민중 99%는 자신들이 지상낙원에서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들은 "남한은 통일을 방해하고 국민들을 억압하고 있는 미 제국주의자들
의 범죄적 괴뢰집단"이라고 선전하는 외에 외부세계에 대해 보도하지 않는
관영보도매체 덕분에 나라 밖 사정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북한주민들은 오늘날 "위대한 수령"과 "경애하는 지도자"에 대해 감사와
행복에 겨운 표정으로 찬사를 연발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확신하고
그저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