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펌업계 10위 자리를 두고 업체 간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YK, 린, LKB파트너스, 한결, 클라스 등 중견 로펌이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어서다. 장기간 10위를 지켜온 동인은 맹렬한 추격세에 외부 인재 영입과 전문조직 신설 등의 전력 보강을 통해 ‘수성’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오랜 기간 변동이 없던 10위 자리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에 로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거점 확대에 합병까지 ‘벌크업’

덩치싸움 치열한 중견로펌…10위 자리 놓고 격돌
14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YK는 이르면 이달 말 국내 여섯 개 지역에 새 분사무소를 낼 예정이다. 이 분사무소들이 정식 영업을 시작하면 YK의 국내 거점은 총 21곳으로 늘어난다. 2012년 형사소송 전문 로펌으로 출범한 YK는 10여 년간 빠르게 덩치를 키웠다. 현재 변호사 160여 명을 포함해 전문가 360여 명을 거느리고 있다. 이 로펌은 종합로펌으로 올라서기 위해 최근 외부 인재도 대거 영입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만 김경(기업법무) 김학훈(인수합병) 이기선(인사·노동) 추원식(금융) 등 대표변호사 여덟 명을 포함해 40여 명이 합류했다.

린과 LKB파트너스는 합병 작업이 한창이다. 두 로펌은 지난 2월 업무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통합작업에 들어갔다. 오는 12월 통합법인 출범이 목표다. 합병이 완료되면 변호사 200여 명을 둔 종합 로펌이 탄생한다. 기업 자문에 강한 린과 송무 강자인 LKB파트너스가 살림을 합치면서 한층 균형 잡힌 사업구조를 갖추게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린은 3월 건설·금융분쟁 전문가인 이동재 변호사(광장)와 도산 분야 전문가인 최효종 변호사(세종)를 영입하는 등 스카우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결과 클라스도 올초부터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린·LKB파트너스와 마찬가지로 자문에 강한 로펌(한결)과 송무에 특화한 로펌(클라스)이 서로 손을 잡는 사례다. 통합법인 변호사는 약 130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로펌이 과거 타 로펌과의 합병을 통해 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합병이 또 한 번의 ‘벌크업’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결은 법무법인 내일(2007년)·한울(2011년)·한빛(2014년)과 잇달아 합병해 사세를 키웠다. 클라스도 2019년 말 충정의 강남분사무소를 흡수 합병했다.

추격받는 동인, 전력 보강 분주

중견로펌들의 추격이 거세지자 동인도 적극적으로 전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동인은 지난달 오창국·정혁진·배한영 등 중소로펌 경문의 변호사 여덟 명을 한꺼번에 영입했다. 지식재산권과 금융 분야 등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인물들이 합류했다. 앞서 3월엔 문성관·윤도근·박노수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박기종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장, 이태일 전 서울북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이자경 전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 등 전관 출신 변호사 여섯 명을 새 식구로 맞았다.

전문조직도 잇달아 꾸리고 있다. 동인은 3월 국방·방위산업의 각종 자문과 송무를 전담하는 국방·방위산업팀을 신설했다. 지난해 말엔 부동산시장 한파로 발생하는 법률문제를 담당하는 ‘부동산시장 위기대응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올해가 마지막 임기인 노상균 대표변호사는 “인재 영입과 역량 있는 로펌과의 합병 등을 통해 7대 로펌으로 거듭나겠다”고 목표를 내걸었다.

로펌업계에선 동인이 중견로펌들의 추격전에 맞서 10위 자리를 지켜낼지 주목하고 있다. 동인의 지난해 매출은 575억원(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으로 전년보다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21.1%의 성장률을 보인 9위 대륙아주(848억원)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