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이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별세 하루 전날인 22일 서울 신당동 자택을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인 가운데서는 김 전 총리를 가장 마지막에 만난 인사인 셈이다.

정 의원은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제(22일) 오전에 찾아뵈었다”며 “손 끝에 체온만 느껴질 정도로만 제 손을 잡아주셨다. 말씀은 전혀 못하셨지만 제가 왔다고 하니 저를 알아봐 준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곡기를 끊으시고 링겔을 맞으시는 등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알았지만 당장 그 다음날 돌아가실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정 의원은 김 전 총리를 찾아간 배경에 대해 “지난 7일에 서울 용산 순천향대 병원에서 퇴원을 하셔서 곧바로 찾아뵈려 했으나 지방선거 기간이라 뵙지 못했다”며 “김 전 총리 측에서 그저께(21일) 다녀가는 것이 좋겠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어제 찾아뵌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김 전 총리 측과 상의했을 때 만약 돌아가실 경우 가족장을 원하신다는 얘길 들었다”며 “부인 고(故) 박영옥 여사가 화장을 해서 지금 충남 부여에 묻혀 있으므로 (김 전 총리도) 화장을 해서 함께 모시는 방향으로 (가족·측근 등과) 상의를 했다”고 말했다. 가족장이기 때문에 행사를 할 수는 없지만 간단한 추도식을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정 의원이 전했다.

정 의원은 “여러 수식어가 있지만 ‘풍운의 정치인’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후배들에게도 각박하게 서로를 헐뜯는 각박한 정치가 아닌, ‘여유의 정치를 남겨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보수세력 재건의 필요성도 여러차례 언급했다고 한다. 정 의원은 “지난 1월과 4월 방문했을 때도 ‘한국당·보수 재건에 적극 나서달라. 확 나서서 돌진해달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대표적인 ‘JP 측근’으로 꼽힌다. 정우택·정진석 의원,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은 모두 김 전 총리가 1995년 충청권을 기반으로 만든 자유민주연합을 거치며 성장한 충청 기반의 정치인들이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