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현역의원 지방선거 출마 '러시'… 몸사리는 한국당은 후보 '안갯속'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21일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민주당 6월 지방선거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텃밭인 경북 외엔 출마를 공식화한 의원이 없을 정도로 양당의 경선 열기는 대조적이다.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7명 거론

우상호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도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여권 인사 가운데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것은 우 의원이 처음이다.

우 의원은 2011년과 2014년 지방선거 때는 각각 박원순 서울시장의 캠프 대변인, 전략홍보본부장을 지냈다. 이날은 박 시장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서울은 사회적 약자들이 희망을 품을 수 없는 ‘그들만의 도시’로 변하고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새로운 젊은 정치세대의 전면 등장이라는 시대정신을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서 부동산 안정 정책을 발표했는데 서울시는 지난 연말 강남 4구 재건축·재개발을 허가했다”며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엇박자도 지적했다. 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는 박 시장을 비롯해 박영선, 민병두, 전현희 의원과 정청래, 정봉주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출마 선언 러시

민주당 현역 의원의 출마 선언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전해철 의원이 지난 8일 경기도당위원장에서 물러나며 경기지사 경선 참여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박남춘 의원은 인천시장, 양승조 의원은 충남지사 경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본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대거 지방선거에 나설 경우 제1당 지위를 빼앗길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121석으로 한국당보다 3석 많다.

청와대 참모들의 사퇴와 출마 선언도 이어질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인사들은 이달 말까지, 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인사들은 2월 말까지 사퇴하는 방향으로 내부 정리가 이뤄졌다. 박수현 대변인은 충남지사, 문대림 사회혁신수석실 제도개선비서관은 제주지사, 오중기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경북지사 출마를 위해 이달 안으로 사표를 내고 본격적인 선거 채비에 나설 전망이다.

◆몸사리는 한국당 의원들

한국당 의원들은 몸을 사리고 있다. 대부분 지역에서 당 지지율이 여당에 크게 밀리는 탓에 당선을 자신할 수 없어서다. 서울시장 후보로는 나경원, 김용태 의원이 거론되지만 당사자들은 ‘당 혁신이 먼저’라며 거리를 두고 있다. 부산시장에는 김정훈, 조경태, 이진복 의원이 잠재 후보지만 아직 본격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경남지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박완수 의원은 최근 “시민과 약속한 국회의원직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주영 의원도 경남지사 불출마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홍준표 대표 측근인 윤한홍 의원이 경남지사 후보로 거론되지만 아직 확실한 의사를 정하지 않고 있다.

대전시장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이장우 의원 역시 “국회의원직에 충실하겠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정진석, 이명수 의원 등 충청권 의원들도 지방선거에 대비한 행보는 하지 않고 있다. 예외적으로 경북지사 후보 경쟁에는 김광림, 이철우, 박명재 의원이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당내에선 현역 의원들이 지나치게 몸을 사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역 의원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최전선에 나가 싸우겠다고 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정환/유승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