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유가 60~70달러에선 셰일 생산 늘어… 변동성 매우 클 것"
“올해 국제 유가는 변동성이 매우 클 것이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사진)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열린 ‘세계 에너지 전망’ 간담회에서 “올해 원유 수급이 오랜만에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배럴당 60~70달러에선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이 또다시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변동성 원인으로 셰일 증산 가능성과 함께 산유국 감산 지속 여부를 꼽았다. 유가가 높아지면 일부 산유국의 감산 참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비롤 사무총장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생산량 감소도 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정치적 혼란이 커지면서 원유 생산량이 하루 190만 배럴로 줄었다. 몇 년 전 340만 배럴의 절반 수준이다.

비롤 사무총장은 “원유 수요가 피크에 달하고 내려가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전기차 등으로 인해 일부 수요는 줄어들 수 있지만, 증가하는 트럭 비행기 석유화학(플라스틱) 수요가 시장을 받칠 것으로 봤다. 특히 이들 산업에선 당분간 석유 외에 대체재가 없다고 설명했다. IEA는 세계 석유 수요가 앞으로 5년간 하루 평균 12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수요 감소 우려 탓에 지난 몇 년간 유전개발 투자가 감소했는데, 이 때문에 2021년부터 공급 부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비롤 사무총장은 “원유 관련 투자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감소했고, 지난해도 잘해야 전년 수준에 그쳤다”며 “유례없는 투자 감소에 2021년부터 수요와 공급 간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비롤 사무총장은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는 나라가 늘고 있는 데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최근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원자력발전소 수십 기를 건설 중인데 이는 세계 건설 물량의 40%”라며 “이들 발전소가 완성되면 발전량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뿐 아니라 기술 면에서도 미국 한국 일본에 앞서 원전 수출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