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값이 뛰는 가운데 거래도 대폭 늘어 일부 가상화폐거래소가 ‘떼돈’을 벌고 있다. 국내 1위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은 올해 영업이익이 1600억원을 웃돌아 웬만한 증권회사보다 돈을 더 벌어들일 것으로 파악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고객 정보를 유출한 빗썸에 과징금 4350만원, 과태료 1500만원의 처분을 내렸지만 ‘솜방망이 처분’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 폭증… 하루 30억원씩 버는 빗썸
가상화폐 전문거래업체 코인에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빗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3대 가상화폐거래소의 비트코인 거래대금은 19조316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가상화폐 거래 열풍이 거세지 않던 지난 1월의 1일부터 11일까지 거래대금과 비교하면 79배 늘었다. 지난 11월 한 달 동안의 거래대금 15조9541억원도 뛰어넘었다. 비트코인 시세가 올초에 비해 20배가량 뛴 코인당 2000만원을 오르내리는 데다 거래량까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거래소들은 매매 수수료로 큰 수익을 챙기고 있다. 거래소들은 가상화폐를 사고팔 때 양쪽에서 각각 거래대금의 최대 0.15%를 수수료로 받는다. 50% 할인된 후 부가가치세를 제외해도 빗썸의 수수료율은 0.136%에 이른다. 다른 업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이달 최대 거래대금을 기록한 지난 8일 하루에 빗썸 한 곳이 비트코인으로만 43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린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후 빗썸은 하루 30억원 안팎의 수수료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빗썸은 최근 기업소개서를 통해 올 상반기 327억원 수준의 매출에 278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빗썸을 운영 중인 비티씨코리아닷컴이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공개한 자료다. 올 한 해 기준으로 매출 1882억원, 영업이익 1645억원을 예상했다. 영업이익률만 87%를 웃돈다.

빗썸은 내년엔 올해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 배로 뛸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영업이익 예상치만 3274억원이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2998억원, NH투자증권의 2858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 열풍이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빗썸은 국내 수위권 증권사보다도 더 많은 돈을 벌 것”이라고 말했다.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국내 가상화폐거래소들이지만 거래 안정성과 보안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가상화폐거래소는 일시에 거래가 몰리면 서버가 다운되는 등 안정성에 잦은 문제를 드러낸 탓에 투자자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빗썸은 지난달 12일 가상화폐 비트코인캐시의 가격이 크게 오른 뒤 급락하는 과정에서 1시간 반 이상 서버가 다운됐다.

이현일/이정호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