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대형주만 더 뛰는 장세…'달리는 말' 올라타야 하나
코스피지수가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MSCI 신흥국지수 편입 등에 따른 외국인 자본 유출 우려가 지나가자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덕이다.

이런 가운데 양극화는 더 심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는 올랐지만 중소형주는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도 약보합세에 머물렀다.

대형주가 이끈 사상 최고치

뛰는 대형주만 더 뛰는 장세…'달리는 말' 올라타야 하나
코스피지수는 26일 10.06포인트(0.42%) 오른 2388.66에 마감했다. 지난 9일 기록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2381.69)를 넘어섰다.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 사상 최고치 경신 기록이다. 장중 한때 2390.70까지 오르며 지난 14일 세운 장중 역대 최고치 기록(2387.29)도 갈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각각 430억원, 22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기관투자가는 12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대형주가 이끄는 시장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주 지수는 14.75포인트(0.64%) 오르며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앞섰다. 삼성전자는 3만3000원(1.39%) 오른 241만4000원으로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241만원대에 올랐다. SK하이닉스(3.85%)도 장중 6만7500원으로 마감해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삼성전기는 이날 하루에만 9500원(9.45%) 올라 11만원대를 회복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3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며 “주요 정보기술(IT)주는 3분기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320만원으로 제시했다.

반면 중형주 지수(-0.61%)와 소형주 지수(-0.39%)는 하락했다. 코스닥시장도 약보합세였다. 장중 소폭의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닥지수는 장 마감 1시간 반 전부터 하락 반전해 0.57포인트(0.09%) 내린 668.36으로 마감했다.

하반기, 실적장세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하반기 조정 가능성이 높지 않고, 조정이 있더라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가가 오르는 것 이상으로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아직 비싼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유가증권시장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1.76% 올랐다. 미국 다우산업지수(1.84%), 일본 닛케이225지수(2.56%)보다 상승폭이 작다. 유가증권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1배에 머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평가하는 단기 적정 PER은 10.5배, 중장기적으로는 11~12배 정도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달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나오면 기업 이익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또 한번 확인되면 IT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도 IT주 중심의 대형주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한국 대만 등을 불문하고 주식시장을 끌어올리는 주역은 모두 IT”라며 “한국 수출 지표를 봐도 철저하게 IT 중심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강영연/김동현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