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국내 최초로 물 위에 떠 있는 소방서가 생긴다. 이른바 ‘한강 119센터’로, 투신이나 유람선 침몰 등 한강에서 발생하는 각종 안전사고에 대처하는 수상 재난 컨트롤타워다. 수상구조대도 두 곳 늘어날 계획이어서 한강 수상 사고에 대한 대처가 빨라질 전망이다.
한강에 떠 있는 '수상 119센터' 생긴다
◆투신 감시부터 선박 통제까지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황금시간 목표제 2.0 추진계획’을 세우고 ‘한강소방서’ 설립을 추진 중이다. 황금시간 목표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로, 사고별로 골든타임을 정해놓고 구조대가 적시에 현장에 도착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예컨대 지하철 화재의 골든타임은 3분, 심정지 4분, 산사태 30분 등이다. 재난본부 관계자는 “이는 황금시간 목표제의 두 번째 마스터플랜으로,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본부는 약 65억원을 들여 한강소방서 청사로 쓸 선박을 건조하고 한강 망원공원 인근에 배치할 계획이다. 한강소방서는 여의도와 뚝섬, 반포 등에 있는 수난구조대를 총괄 지휘하는 사령탑 역할을 맡는다. 한강의 모든 선박을 통제하고, 투신자를 감시하는 교량 폐쇄회로TV(CCTV)를 관리하는 관제센터 역할도 한다. 또 소방서 인근에 바지선 생존수영교육센터를 만들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생존 수영법 교육도 한다.

◆한강 전역 골든타임 4분 가능

재난본부는 한강소방서 건립과 함께 한강 수난구조대도 늘릴 방침이다. 한강공원 전역에서 수상 사고 골든타임인 4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여의도와 뚝섬, 반포 등 세 곳에 수상구조대가 운영되고 있지만 성산대교와 잠실대교 인근에서 사고가 나면 4분 내에 현장에 도착할 수 없다. 신설되는 광나루 수난구조대는 잠실수중보~강동대교 구간을, 난지 수난구조대는 성산대교 하류~행주대교 구간의 안전사고를 전담하게 된다.

재난본부 관계자는 “유람선이나 수상레저 등을 즐기는 한강 공원 이용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한강이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재난 대비 필요성이 커졌다”고 이번 계획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1월엔 11명을 태우고 운항하던 125t급 유람선 코코몽호가 영동대교 인근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난구조대가 출동해 승객과 승무원을 모두 구조했으나 한강 수상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계기가 됐다.

한강공원 이용객은 2014년 6만4485명에서 지난해 6만9578명으로 증가했다. 이용객이 늘면서 수난구조대 출동도 잦아졌다. 지난해 수난구조대 출동 건수는 1347건으로, 2012년(922건)에 비해 400건 이상 늘었다. 사고 유형은 지난해 접수된 사고 1347건 중 자살 시도가 993건(69.3%)으로 가장 많았다. 시신 인양(65건·4.8%), 수상레저 사고(47건·3.5%) 등이 뒤를 이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