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대형 인터넷은행 엠뱅크 소속 직원들이 지난 23일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앞줄 왼쪽 두 번째)를 찾아 인공지능(AI) 활용 교육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숙명여대 제공
유럽의 대형 인터넷은행 엠뱅크 소속 직원들이 지난 23일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앞줄 왼쪽 두 번째)를 찾아 인공지능(AI) 활용 교육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숙명여대 제공
“한국 인공지능(AI) 기술력의 명성이 유럽까지 널리 알려져 뿌듯한 마음입니다.” 유럽 대형 인터넷은행 직원을 대상으로 국내 AI 기술을 강의하고 관련 교육과 실습을 진행한 문형남 숙명여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는 26일 한국경제신문에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문 교수는 한 달 전 유럽에서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독일 은행이 출자해 폴란드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은행 엠뱅크(mBank)의 직원 개발 부서 책임자가 보낸 편지였다. 자사 혁신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선발된 19명의 직원을 한국에 보내고자 하니 AI 연수 교육을 맡아달라는 요청이었다.

엠뱅크 측 제안을 수락하자 일사천리로 교육이 진행됐다. 프로그램 개발자를 포함해 업력 2~20년의 다양한 엠뱅크 연수자들이 지난 23일 한국AI교육협회에 방문해 문 교수만의 특색이 담긴 ‘AI 훈련 방법’(K-AI 훈련 방법)을 수강했다.

문 교수는 교육과정에서 ‘생성형 AI 훈련 방법’을 중점적으로 강의했다. 생성형 AI는 텍스트·동영상·이미지 등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이다. 그는 “생성형 AI에 단순히 질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모르는 것을 가르쳐주는 게 핵심”이라며 “AI가 틀린 답을 내놓으면 질문 입력 창에 충분한 근거와 올바른 답을 알려주는 과정을 반복해 시스템 성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크라테스 대화법’을 통해 교육자의 AI 이해도와 AI의 성능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다.

연수자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글로벌 혁신의 중심지인 서울에서 남다른 AI 교육을 받았다”는 것. 폴란드 출신 프로그래머는 “기존에 배운 AI 활용법과 다른 독특한 AI 교육이 새로웠다”고 했다.

문 교수는 성균관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KAIST 공학박사 과정을 수료한 AI 융합 비즈니스 전문가다. 현재 숙명여대 글로벌융합학부에서 AI융합비즈니스 트랙 주임교수로 재직하며 한국AI교육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AI 퍼스트 전략’이라는 테마를 강조하며 관련 특강과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다.

1986년 설립된 엠뱅크는 폴란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대형 인터넷은행으로 기업 고객 3만3000여 개사와 소매 고객 약 5700만 명, 모바일뱅킹 이용자 약 3400만 명을 보유했다. 1992년 바르샤바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뒤 2007년부터 금융 사업을 체코·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지역으로 넓혔다.

문 교수가 이끄는 한국AI교육협회는 숙명여대 내 교원 창업 1호 기업인 ESG메타버스연구원과 우체국금융개발원의 요청을 받아 우체국금융개발원 내 직원 20명을 대상으로 8주간 AI 교육을 하고 있다. 공공기관 최초로 최고AI책임자(CAIO)를 지정하는 등 AI 인재를 육성하는 데 힘쓰고 있는 우체국금융개발원의 AI 교육·실무 학습을 지원한다.

숙명여대 미래교육원과 손잡고 이달 초 ‘AI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융합전문가 실전 과정’ 1기도 개강했다. 교육 내용은 △AI 대전환 시대 △생성형 AI 활용 실습 △AI 훈련 실습 등이다. 문 교수는 “해외 인재들도 주목하는 국내 AI산업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한국이 AI 최강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