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30일 오전 4시11분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벤처캐피털(VC)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fund of funds)에 780억원가량을 투입한다.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는 만큼 국내 기관들의 해외 벤처기업 투자건수와 금액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국내 기관들을 상대로 해외 VC 펀드오브펀드에 투자하는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두 회사가 조성하는 펀드 규모는 각각 560억원과 220억원이다.

이 펀드들은 해외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VC가 만드는 펀드에 돈을 넣는 재간접 펀드다. 현재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이들 두 펀드에 모두 투자하기로 했고, 다른 기관들도 조만간 출자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자산운용이 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는 미국 탑티어캐피털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벨로시티 펀드다. 어느 정도 사업성이 검증된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다른 VC펀드가 보유한 특정 벤처기업 지분을 매입하는 식으로 자금을 운용한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모집 자금을 세계적 VC 펀드오브펀드 운용사인 호슬리브릿지파트너스가 조성하는 펀드에 넣기로 했다. 호슬리브릿지파트너스는 투자금을 30여 개 VC에 나눠 넣을 방침이다. 호슬리브릿지파트너스의 투자를 받은 VC들은 미국, 유럽 지역의 1000여 개 벤처기업 지분을 사들일 계획이다.

국내 기관들의 해외 벤처기업 투자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앞서 국민연금과 한국성장금융은 하이랜드캐피털매니지먼트와 스톤브릿지캐피털이 공동 조성한 글로벌 헬스케어펀드에 약 1000억원을 출자했다. 이 펀드는 미국과 아시아 지역의 헬스케어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산업은행도 올초 해외 VC 펀드오브펀드에 출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VC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사업 등을 벌이는 해외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하려는 국내 기관이 늘고 있다”며 “직접투자보다는 해외 여러 기업에 투자할 수 있고 위험도를 줄일 수 있는 간접투자 방식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김대훈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