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딸 떡볶이' 상표 쓰지마"…날벼락 맞은 가맹점주들
국내 최대 떡볶이 프랜차이즈인 ‘아딸 떡볶이’가 끓어오르고 있다. ‘아딸’이라는 상표권을 두고 이혼소송 중인 부부가 상표권 분쟁을 벌이면서 전국 560여 개 가맹점주들이 ‘간판 갈이’와 ‘새 계약 체결’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63부(부장판사 이규홍)는 아딸 창업자 이경수 전 대표의 부인 이현경 씨가 본사인 오투스페이스를 상대로 낸 서비스표권(상표권)침해금지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상표권이 부인 이씨에게 있다’며 560여 개 점포의 가맹 본사인 오투스페이스측의 상표권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이씨는 이 전 대표의 부인이자 지분 30%를 가진 동업자였다. ‘아버지와 딸’의 줄임말인 ‘아딸’의 딸도 본인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이씨는 이혼소송 제기 이후 (주)아딸이라는 별도 회사를 차렸다. 자신의 명의로 돼 있는 아딸의 상표권 권리도 주장했다.

앞서 오투스페이스 측은 이씨가 명의신탁자일 뿐 상표 권리자는 아니라며 특허법원에 등록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특허법원은 지난달 7일 상표권이 이씨에게 있다고 판결했다. 이어 상표권침해금지청구 소송의 1심도 이씨 손을 들어줬다.

전국 560여 개 가맹점들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브랜드를 버리고 상호를 바꾸든지, 기존 계약을 해지한 뒤 이씨와 새 계약을 체결해야 될 사정이다.

다만 이번 법원 결정은 아딸 가맹점을 관리하는 오투스페이스를 상대로 한 결정이라 가맹점주들이 즉각 간판을 내려야 하는 건 아니다. 개별 가맹점주가 상표를 계속 사용하면, 상표권 침해에 따른 손해 배상 소송에 휘말릴 여지는 남아있다.

승소한 이씨는 ‘가맹비 면제’ 등의 조건을 내세워 새 가맹계약 체결을 유도하고 있다. 오투스페이스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주)아딸로 갈아타라는 제안이다.

오투스페이스 측은 이날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재판에 항소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는 아딸 신규창업 및 기존 매장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투스페이스 측은 새 브랜드 ‘감탄떡볶이’를 만들어 대응 중이다. 간판 교체 비용 등을 지원하면서 가맹 계약 유지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있다.

한 가맹점주는 “상표권 문제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양측의 구체적 설명이 달라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