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해법찾기' 나선 최태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차질을 빚고 있는 SK의 중국사업 점검을 위해서다. 최 회장은 지난달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사업부 인수전 준비를 위해 일본 출장을 다녀오는 등 글로벌 경영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최 회장은 24일 오후 전용기를 타고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했다. 최 회장은 도시바 인수전 진행 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우선 SK종합화학 본사가 있는 상하이를 찾아 현지 분위기와 사업 전략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13년 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과 손잡고 3조3000억원을 투자해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중한석화를 운영 중이다.

최 회장은 2006년부터 중국을 내수시장으로 삼아 ‘제2의 SK’를 만들겠다는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을 세우고 중국 진출에 공을 들여왔지만 사드 보복 여파로 애를 먹고 있다. SK종합화학이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중국 석유화학업체 상하이세코 인수가 지난달 무산된 게 대표적이다. 베이징자동차 등과 합작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팩 공장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 차별 정책으로 올초부터 생산 중단에 들어간 것도 당장 풀어야 할 숙제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시노펙 등 협력사 최고위 경영진과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 SK의 중국사업과 관련한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이어 오는 27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상하이포럼’에 참석한다. 상하이포럼은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이 2005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국제학술회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