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고수들은 말한다 "삼성전자 더 간다"
요즘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임직원들은 투자자에게 매일 똑같은 질문을 받는다. 바로 “삼성전자가 너무 많이 오른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사야 하느냐”는 것이다. 지난해 초 117만1000원이던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230만5000원으로 올라 1년5개월 동안 96.8%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12.8%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매수 관련 질문이 잦아들지 않는 이유다.

여의도 고수들은 말한다 "삼성전자 더 간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354조원(우선주 포함)으로 부동의 1위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25%가 삼성전자 몫이다. 삼성전자 주가 흐름은 바로 한국 증시를 어떻게 볼 것이냐와도 맞닿아 있다. 그래서 국내 5대 대형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회사 한 곳의 리서치센터장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질문은 딱 두 가지. “삼성전자 지금 사야 하느냐”와 “사야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서영호 KB증권,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한국법인 리서치센터장 등이 이름을 걸고 답을 내놨다.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첫 번째 답변은 같았다. ‘사라’였다.

이창목 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의 최대 수혜주가 삼성전자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 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바뀌는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제품이 반도체”라며 “데이터 용량이 커지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실적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사업 호조로 지난 1분기 매출 50조5500억원에 영업이익 9조9000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와 48.2% 늘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1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영호 센터장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서 센터장은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도 없다”며 “단기적으로만 놓고 봐도 앞으로 3개월은 삼성전자가 한국 증시를 이끌어 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윤희도 센터장은 추가 상승의 이유를 스마트폰에서 찾았다. 윤 센터장은 “갤럭시S8이 선전하고 있는데 현재 주가에 다 반영됐다고 볼 수 없다”며 “상승 여력이 더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장기 투자로서도 삼성전자는 좋은 대안이라고 안내했다. 구용욱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투자 안정성을 높이 샀다. 구 센터장은 “훗날 반도체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지더라도 스마트폰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위험이 분산된다”며 “정보기술(IT)산업을 강화하려는 정부 정책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센터장은 “요즘 한국 증시를 ‘대세 상승장’으로 평가하는데 이런 때는 주도주를 고르는 것이 좋다”며 “배당 강화 등 삼성전자의 주주 친화적 움직임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창원 센터장은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의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이던 기업 지배구조 문제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주가가 50% 이상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노무라금융투자의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330만원으로 증권업계 평균 추정치(컨센서스)인 272만원보다 50만원 이상 높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기가 너무 부담스럽다면 삼성전자 주식이 담겨 있는 삼성그룹 펀드나 인덱스 펀드 또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구입하는 것도 괜찮은 투자전략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종서/최만수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