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코나' 생산, 첫 단추부터 잘 꿰야
다음달 출시 예정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울산공장 생산을 두고 현대자동차 노사 간 협상이 한창이다.

현대차 노사는 공정 투입 인원을 비롯해 설비 투자 규모, 기존 생산 중인 차량의 물량 감축 등을 두고 협의하고 있다. 이 협의가 얼마나 매끄럽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향후 현대차의 국내 생산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관건은 공정 투입 인원이다. 사측은 자동화 비율이 높아지고 모듈(수십~수백개 부품을 미리 조립한 덩어리 부품) 비중도 늘어나는 만큼 인원을 줄이자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노동조합은 신차라서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인력을 오히려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나 생산이 예정된 울산1공장에선 현재 엑센트와 벨로스터를 제조한다. 지난해 생산량은 엑센트 25만여대, 벨로스터 2만여대 등 총 27만여대다. 엑센트는 국내 판매는 많지 않지만 수출 대수가 23만여대에 이르는 대표 ‘수출 효자’ 차종이다. 현대차는 코나를 1공장에 투입하면서 북미 수출용 엑센트 물량은 주력 시장인 북미와 가까운 멕시코 기아자동차 공장으로 이동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국내 공장에서 소형차를 생산하는 것은 엑센트(1994년~현재)와 경차 아토스(1997~2002년) 이후 처음이다. 이후 국내 공장에 투입한 신차는 모두 준중형 이상이었다. 소형차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인근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인건비가 높은 국내 공장에서 소형차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국내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마찬가지다. 기아차는 경차(모닝·레이) 생산을 동희오토모티브에 위탁하고 있으며 한국GM은 경차 스파크의 수출용 구모델 생산을 인도에 넘겼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소형 SUV QM3와 소형차 클리오를 스페인에서 수입한다.

코나 생산이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위한 최대 조건은 결국 인건비 등 비용이다. 코나 생산 비용이 너무 높아지면 수출 물량을 해외로 돌릴 수밖에 없다. 그렇게 국내 생산량이 줄면 국내 일자리 역시 보장하기 어렵다. 현대차 노사의 이번 협의에 국내 자동차산업 노사관계의 향방이 달렸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이유다.

현재까지 노사 협상 분위기는 ‘쉽지 않다’는 쪽이다. 올해는 노조위원장 선거(11월)가 있는 해여서 계파 간 ‘선명성 경쟁’도 치열하다. ‘코나 생산에 협조하면 어용’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현대차 노사는 임금·단체협상뿐 아니라 그룹사 공동교섭,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등 수많은 과제를 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이런 때에 노조가 대승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준다면 ‘안티 현대’도 크게 줄어들지 않을까.

강현우 산업부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