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지난달 25일 열린 창업토크쇼. 하인식 기자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지난달 25일 열린 창업토크쇼. 하인식 기자
울산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자리한 울산대 공학5호관 2층에서 지난달 25일 ‘창업토크쇼 고래고래’ 행사가 열렸다. 조선업 희망퇴직자 등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꿈꾸는 예비창업자 200여명이 몰렸다. ‘창문을 열어라’ ‘창업예비학교’ ‘도전 스타트업’ 등 1주일에 한 번꼴로 창업 관련 행사가 열리면서 이곳은 예비창업가들에게 창업 희망구로 자리잡고 있다.

'CES 혁신상' 스타트업 대구창조센터가 키웠다
권영해 센터장은 “울산은 대기업 도시 특성상 창업기반이 매우 열악하다”며 “하지만 센터 설립 2년도 되지 않아 울산에 새로운 창업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울산과 설립 3년차를 맞은 대구 부산 경북 경남 등 영남권 5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역경제활성화에 새로운 버팀목이 되고 있다. 울산은 지난 2년간 230여개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라인더 연마소재 개발업체인 E&Q원터치와 가상현실 안전체험관 구축 업체인 노바테크, 용접기자재 업체인 DYC, 청소 로봇 제조업체인 하모니 등은 글로벌 벤처기업으로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 조희철 기획본부장은 “현대중공업에서 스타트업 개발제품을 현장에서 테스트한 뒤 곧바로 상용화해 벤처기업의 사업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롯데와의 협업을 통해 2016년 53개 업체를 지원해 224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 31개 업체 152억여원보다 47%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롯데는 지금까지 1000억원 이상 투자해 유통 부문뿐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센터와 협업해왔다. 이 덕분에 척추 인지치료 웨어러블 장비업체인 본브레테크놀로지와 자전거용 스마트 도킹장치를 개발한 디자인드디자인 등 5개 업체가 지난해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스타트업인 망고슬래브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PC 액세서리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당시 최고혁신상을 받은 국내 기업은 망고슬래브와 삼성전자, LG전자뿐이다. 고성능 단열재를 개발하는 에임트는 지난해 5월 법인 설립 후 9개월 만에 수출 80만달러를 포함해 매출 10억원을 넘겼다.

지난달 말 대구 신임 센터장 공모에는 전국 혁신센터 중 최다인 18명이 몰렸다. 대구센터는 삼성이 900억원을 투자해 총 9만여㎡ 부지에 센터를 비롯해 벤처창업존, 삼성존, 문화·벤처융합존 등을 갖추고 올초 개관한 대구삼성창조캠퍼스(옛 제일모직 부지)라는 든든한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해 창업·중소기업 총 266개사 육성 및 지원을 통해 총 206억원의 투자유치와 164명의 신규고용 창출효과를 냈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자금과 판로가 부족한 스타트업에는 대기업의 초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혁신센터가 가장 효율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새 정부 출범 후에도 혁신센터가 지속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부산=김태현/대구=오경묵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