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부담을 줄이고 민간 자본을 원활히 유치하기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공공과 민간이 자금을 함께 모아 개발사업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LH는 주거복지, 자산매각, 도심재생이라는 세 가지 사업 목적에 따라 13가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3월 말 기준 35개 리츠가 설립됐고 사업비는 26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LH는 14개사에 2821억원을 출자했다. 공공임대주택리츠 11개(2584억원), 행복주택리츠 1개(34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와 함께 뉴스테이허브리츠(3개)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패시브하우스 순환형 임대주택, 귀농귀촌 임대주택, 신혼부부·청년 매입임대, 산업용지 등을 위한 다양한 리츠도 설립했다. 한옥뉴스테이리츠는 국가 한옥시범마을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도심재생사업으로는 서대구산단재생리츠에 LH가 약 24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올해 처음 도입한 귀농·귀촌주택리츠는 지난 1월 아산시 홍천군 영월군 청양군 담양군 강진군 함양군 등 전국 7개 시·군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LH가 지자체 공모를 통해 토지를 선정하면 이를 리츠가 매입해 30~60가구 규모의 단독주택단지를 지어 귀농·귀촌 희망자에게 분양 또는 임대하는 방식이다. LH는 전국 160개 시·군을 대상으로 시범사업 후보지 공모를 했다. 올해 초 최종 7개 시·군과 1 대 1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H는 사업 전반에 걸친 공모, 사업계획 수립, 자산관리회사(AMC)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신규 주택 개발을 목적으로 LH와 민간이 설립하는 주택개발리츠도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LH에 따르면 주택개발리츠로 건설이 완료됐거나 분양 중인 주택단지는 전국 11곳에 이른다. 2014년 3월 대우건설이 분양한 ‘의정부 민락 푸르지오’를 시작으로 GS건설이 지은 ‘영종 스카이더자이’, 대림산업이 참여한 ‘양주 옥정e편한세상1·2차’ 등이 주택개발리츠가 주도한 단지다. ‘청라파크자이 더테라스’ ‘별내 효성해링턴 코트’ 등도 주택개발리츠가 주도한 테라스하우스다. 최근 인기리에 분양된 ‘김포 자이더빌리지’는 주택개발리츠가 참여한 첫 블록형 단독주택 단지다.

주택개발리츠는 LH와 민간 건설사, 금융사 등이 위험과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 장점이다. 미분양이 발생하면 LH가 사들여 공공임대로 활용하는 식이다. 사업성이 낮아 건설사들이 관심을 두지 않던 토지에서 주택사업이 시작되고 있다.

LH 관계자는 “주택개발리츠는 LH의 미분양 토지 매각, 건설업체의 자금 부담 최소화, 투자자의 적정 수익률 확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공공·민간의 윈윈 모델”이라며 “LH와 건설사, 투자자의 수익을 최소화해 분양가격도 일반 아파트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