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애플 주식을 통해 또 한 번의 동물적인 투자감각을 과시했다.

버핏 회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인 CNBC에 나와 “올 들어 애플 주식을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CNBC는 벅셔해서웨이가 지난 1월 애플 주식을 대거 매입해 지난해 말 5700만주였던 보유 주식량을 1억3300만주로 늘렸다고 전했다. 보유 지분은 2.5%로 벅셔가 투자한 기업 중 코카콜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이폰 판매가 정체 또는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버핏이 애플 지분을 늘린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버핏 회장이 주식을 대거 사들인 뒤인 지난 1월31일 애플은 작년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후 애플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올 들어서만 18% 상승한 136.9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벅셔가 보유한 애플 주식 평가액만 180억달러에 달한다.

버핏 회장은 정보기술(IT)회사 투자를 꺼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애플 주식을 매입한 이유에 대해 “소비자가 아이폰을 손에서 놓으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 나를 강타했다”며 “아이폰은 소비자에게 매우 유용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애플은 IT회사가 아니라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한 소비재 회사라는 설명이다.

버핏 회장은 애플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으며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 기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