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무역과 안보정책의 위험한 혼합.’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중국이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을 빌미로 한국 기업에 압박을 가하는 행태를 비판한 사설 제목이다. FT는 이 사설에서 “중국 외교부 관리가 한국 기업을 공식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강행하면 중국에서 사업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협박했다”며, “이런 위협은 중국 경제는 물론 동아시아 지역 안정을 해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중국은 관영언론까지 총동원해 한국을 위협하고 있지만 세계의 언론들은 오히려 중국의 위험천만한 행태를 경고하고 있다.

FT는 사드 배치 문제는 한국 기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며 중국이 기업을 위협해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수법은 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보다는 북한이 핵공격 위협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한국이 사드를 덜 매력적으로 여기도록 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은 또 있다. FT가 “중국이 통상과 외교전략을 뒤섞어 특정국에 위협을 가하면 중국과 무역을 하는 모든 국가는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라며 “결국은 중국 경제가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대목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비판은 FT만이 아니다. 닛케이도 지난해 12월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중국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지만 일본 역시 한류를 식게 한 중국의 ‘한한령’ 같은 규제를 언제 맞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닛케이는 “정치성이 전혀 없는 청춘영화도 유사시에는 국제정치 수단이 돼 버리는 게 중국의 문화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지난해 8월 ‘중국이 사드 때문에 춤과 노랫소리를 멈추게 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이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비자발급을 통제하는 등으로 개입했다는 것이다. 세계가 중국의 사드보복을 고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