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장 "내년 집값 15% 떨어질 수도"
미국 금리인상 '가계빚 뇌관'…최악 시나리오 준비
산업 구조조정 못하고 정국혼란 땐 '침체 터널'
은행장들은 무엇보다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1997년 말부터 1년 사이 서울 집값이 15% 가까이 급락한 상황이 재연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는 은행장도 있었다. 이렇게 되면 가계부채의 절반 이상인 주택담보대출 부실화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은행권도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선·해운 등 취약업종 구조조정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뿐 아니라 프랑스 대통령선거와 독일 총선거 등 해외에서도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이는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될 것이라고 은행장들은 전망했다.
은행들이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 차환 발행을 최대한 앞당기려는 것도 시장 불안이 증폭되기 전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내년 만기 은행채는 90조원 규모로 2010년 이후 최대다.
한 은행장은 “외환위기 때처럼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장은 “경기 침체로 빚 폭탄을 떠안은 한계가구가 매년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주택가격 급락과 가계부채 부실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중 충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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