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선물 수요를 겨냥한 다양한 신제품이 쏟아져 나온다. 크리스마스를 계기로 소중한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려는 사람이 많아서다. 1년 동안 고생한 자기 자신을 위해 선물을 사기도 한다. 올해도 협업(컬래버레이션) 제품, 한정판(리미티드 에디션) 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홀리데이 컬렉션 또는 비매품으로 나오는 이들 제품은 수량이 제한돼 있다. 소비자가 이들 제품에 ‘집착’하는 이유다.

스타벅스 다이어리 올해도 품절

스타벅스
스타벅스
스타벅스의 플래너가 대표적이다. 2004년부터 매년 다이어리를 제작하는 스타벅스는 음료 17잔을 마신 뒤 교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판매용으로 제작한 플래너도 있지만, 교환으로만 얻을 수 있는 제품을 한정판으로 제작한다. 이 때문에 11월 초 처음 선보이는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갖기 위해 방문객이 평소보다 20%가량 증가한다. 시간이 지나면 17잔을 채워도 교환할 플래너가 떨어져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2017 스타벅스 플래너는 블랙 레드 핑크 민트 네 가지 색으로 나왔다. 블랙과 레드는 개당 3만2500원에 살 수도 있지만 핑크와 민트는 교환으로만 얻을 수 있다. 현재 대부분 매장에서 핑크와 민트 플래너는 품절됐다. 작년보다 10%가량 물량을 늘렸지만 한정판 색상을 얻으려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플래너 전담 직원이 매년 3월부터 기획한다”며 “트렌드를 수집하고 몰스킨 공장을 찾아가 200여권의 샘플 디자인과 품질을 검수한다”고 말했다.

한정판 시계도 인기

몽블랑
몽블랑
시계업계에서도 한정판 바람이 불고 있다. 스위스 명품업체 몽블랑은 재즈 작곡가 마일스 데이비스를 기리는 의미를 담아 ‘몽블랑 그레이트 캐릭터 마일스 데이비스 에디션’을 선보였다. 세 가지 디자인으로 나온 이 필기구는 한정 수량만 판매된다. 데이비스의 삶과 음악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클립 부분을 트럼펫 관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몽블랑 그레이트 캐릭터 마일스 데이비스 에디션은 데이비스가 영향을 미친 비밥, 쿨 재즈, 하드 밥, 모달 재즈, 퓨전 재즈 등 다섯 가지 장르의 분위기를 디자인에 담았다. 만년필 롤러볼 볼펜 세 가지 종류로 나왔다. 가격은 각각 121만원, 104만원, 95만원이다.

바이레도
바이레도
데이비스 탄생 90주년을 기념하는 ‘몽블랑 마일스 데이비스 리미티드 에디션 90’은 세계에 90점만 한정 판매하는 제품이다. 정교하게 디자인을 새겨넣었고 상감기법을 적용한 스켈레톤 캡이 특징이다. 만년필의 닙(펜촉)에는 트럼펫 키 무늬를 새겨넣었다. 데이비스가 태어난 해를 기념하는 ‘몽블랑 마일스 데이비스 리미티드 에디션 1926’은 세계에 1926점만 판매한다. 몽블랑의 각인 기술력을 보여주는 이 만년필은 닙에 데이비스의 실루엣을 담았다. 몽블랑은 또 네이비 색상 가죽 커버를 씌운 한정판 노트도 제작했다.

스와치
스와치
스와치에서도 스페셜 에디션 ‘갓 줄(GOD JUL)’을 내놨다. 첫눈을 연상시키는 실버 다이얼, 별 프린트가 특징이다. 스트랩은 반투명한 민트 색상 실리콘으로 제작했다. 세계에 8888개만 한정 판매하는 시계다. 크리스마스 트리, 루돌프, 썰매 등을 그려넣은 집 모양의 포장 상자에 담아서 준다. 가격은 12만9000원.

협업 사은품 금세 동나

MSGM
MSGM
갤러리아백화점도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MSGM과 협업한 한정판 제품을 선보였다. MSGM의 마시모 조르제티 디자이너가 브랜드를 대표하는 강아지 캐릭터를 담은 스웨트티셔츠, 반팔 티셔츠, 클러치 등을 제작했다. 9일부터 사흘 동안 MSGM의 한정판 캔버스백을 주는 이벤트도 연다. 당일 15만원 이상 구매하면 MSGM 협업 캔버스백을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행사다. 비싼 MSGM 제품을, 그것도 한정된 수량의 비매품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라이
라이
이청청 디자이너의 여성복 브랜드 라이(LIE)도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리미티드 에디션을 제작했다. ‘라이 테디베어 컬렉션’은 유명한 테디베어 캐릭터를 차용해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 목걸이 장식을 더한 인형이다. 다양한 테디베어 제품을 수집하는 마니아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는 홀리데이 한정판 향초 ‘세인트 컬렉션’을 출시했다. 크리스마스 느낌이 나도록 빨강 용기에 담았다. 오래된 나무 가구를 연상시키는 묵직한 나무 향의 알타, 상쾌한 로즈워터, 신비로운 느낌의 인센스 등 세 가지 향으로 나왔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