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족 마음 훔친 생활용품점 '버터'
이랜드는 원래 캐릭터 문구점이던 버터를 2014년 저가형 생활용품 브랜드로 전환했다. 자취족(族) 등 20대 1인 가구가 늘고 이들이 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시장조사 결과 예전에는 자취방에서 잠만 잤지만 갈수록 자취방을 휴식공간으로 꾸미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버터의 올해 1~9월 매출은 2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76% 뛰었다. 다이소, 자라홈 등 경쟁 업체 매출 증가율을 웃도는 수치다. 이 브랜드는 특히 대학생 등 20대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매출 중 20대 소비자 비중이 50%를 차지한다. 30대 매출 비중도 30% 정도다. 20, 30대를 포함하면 80%가 넘는다.

버터의 성장 비결은 핵심 고객을 정확히 규정하고, 신제품을 2주마다 쏟아낸 데 있다. 버터는 상품 개발 단계부터 주머니가 가벼운 20대 자취족을 겨냥했다. 아기자기하고 실용적인 소품 위주의 제품이 대부분이다. 당근 브로콜리 등 채소를 캐릭터로 디자인한 인형, 과일 모양 비누, 색상과 향이 다양한 양초 등이 인기 품목이다. 채소 인형은 1년6개월 동안 4만개가 넘게 팔렸다. 상품 가격도 경쟁 업체보다 낮다. 버터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70%가 5000원 이하다. 1만원이 넘는 상품이 드물다.

이와 함께 수시로 신제품을 기획·디자인해 2주마다 신제품을 100종류 이상 내놓고 있다. 소비자가 매장을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제품이 있어 수시로 구매하게 하려는 전략이다. 버터 관계자는 “매장을 방문했더니 못 보던 제품이 나와 있고 가격대가 부담스럽지 않아 무심결에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점포 전략도 적중했다. 버터 매장 14곳은 대부분 대학가와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상권에 자리 잡고 있다. 모두 직영점이다. 상권을 조사해 20대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홍대·강남과 경기 수원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내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랜드는 내년 안에 버터 매장을 40곳 이상으로 늘리고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