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수술(metabolic surgery)로 당뇨, 고혈압 치료 80 % 이상 성공
약으로 조절되지 않는 당뇨-고혈압 치료의 길, 대사수술로 연다
식습관의 변화로 인해 당뇨 및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의 수가 급증하고 있고, 그 합병증으로 인한 사회적 의료비 지출 증가가 사회적인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당뇨 유병율도 10년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고, 많은 국가에서 당(sugar)의 섭취를 제한하고 있다.

당뇨,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의 만성질환이 암보다 더 심각하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문제로 제기되고 있으나, 대사 수술로 치료 가능하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미국 당뇨학회에서는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가 30 이상이면서 당뇨가 약으로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 대사 수술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기도 하다.

아시아의 경우 서구에 비해 마른 체형의 당뇨(마른 당뇨)가 많다는 사실이 보고돼 아시아-태평양 대사 비만 학회에서는 체질량지수가 27 이상이면서 당뇨, 고혈압이 있는 경우 대사 수술이 효과가 있다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사수술에 대한 보험 적용 문제는 물론 아직까지도 수술 자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대사수술은 크게 위 소매절제술(sleeve gastrectomy)과 루-와이 위 우회술(Roux en Y gastric bypass) 2가지다. 루-와이 우회술이 위 소매 절제술에 비해 당뇨 치료에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절제술 후 배 안에 남아있는 위의 내시경 관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민병원 대사수술센터 강길호 원장(대한 비만대사외과학회 학술이사)은 “미국, 유럽과 비교해 위암 발생율이 높은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할 때 무조건적인 루-와이 우회술을 권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환자의 여러 상황을 종합해 수술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사수술은 섭취량 제한 및 식욕 유발 호르몬 분비 억제로 인한 기전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 둘째로는 음식물의 경로를 우회시킴으로써 발생되는 장내 호르몬 변화에 의해 당 조절에 영향을 주고 셋째로 음식물의 위장 통과 시간 변화로 인해 당 조절에 필요한 호르몬 분비가 촉진되고 인슐린 저항성에 변화를 나타내는 기전이 작용한다.

대표적인 위 절제술인 위암 수술(2-3%)과 비교해 대사수술의 합병증은 1-2% 내외로 수술의 안정성이 이미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왜 무서운 수술로 인식되고 있는 걸까? 이유는 바로 유명 연예인의 의료사고와 관련이 깊다.

민병원 대사수술 센터 강길호 원장은 “이 문제를 수술의 안정성 여부와 연관 짓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며, 이는 해당 의사의 윤리적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대한 비만대사 외과학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정의 노력을 통해 국민들과 신뢰를 쌓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 사건을 계기로 연기됐던 대사 비만 수술의 보험 급여 인정이 조속히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구와 비교해 아시아 지역 당뇨의 특징은 비만과 관련 없는 당뇨 환자가 많다는 점이다. 최근 이에 관한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됐다. 대사 수술의 권위자인 강길호원장은, 2014년 대한비만대사외과 학회에서 『비만과 연관 없는 당뇨 환자의 수술적 치료 경험』을 발표한 바 있으며, 위 소매절제술만으로도 당뇨 조절 효과가 탁월함을 밝혔다.

강 원장은 “비만 대사 수술이 더 이상 비만과 관련된 미용치료로 인식되지 않기를 바라며, 약물로 조절이 되지 않는 당뇨 및 고혈압 환자분들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의 대안으로서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