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을 대표하는 현대차 아이오닉과 기아차 니로. 출시 초반부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산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을 대표하는 현대차 아이오닉과 기아차 니로. 출시 초반부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 김정훈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첫 선을 보인 하이브리드 전용 차량 '아이오닉'과 '니로'에 대한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두 달 늦게 나온 니로의 주문량이 먼저 소개된 아이오닉을 압도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니로는 지금까지 3000여대 주문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영업일수 약 3주간 달성한 성과로 아이오닉 3개월치 판매량과 비슷하다.

반면 지난 1월 출시된 아이오닉은 1분기에 3054대 판매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오닉은 초반 부진으로 현대차 임직원 30% 할인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니로는 이같은 직원 할인폭 없이 거둔 성적이어서 더욱 돋보인다.

기아차는 월 평균 2000대씩, 연말까지 1만8000대의 니로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현재 시판중인 쏘나타·K5 하이브리드, 그랜저 하이브리드 등을 뛰어넘는 친환경차 판매 1위를 넘볼 수 있는 수치다.

니로의 상승세는 작년부터 소형 SUV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해 티볼리 흥행에 이어 최근 새로 가세한 티볼리 에어도 한 달간 5100여대의 사전계약을 올렸다.

업계 일각에선 처음부터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프리우스와 경쟁 구도를 만들고 하이브리드 마케팅에 주력했던 아이오닉와 달리 니로는 친환경차보단 소형 SUV 시장을 타깃으로 삼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아차는 국내 소비자에 익숙하지 않은 하이브리드 SUV 대신 '스마트 SUV'라는 키워드를 내세워 마케팅 방향을 잡으면서 시장에 어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보다는 니로가 시장에서 관심을 끌 수 있는 제품 형태"라며 "니로는 소비자가 다소 이해하기 힘든 하이브리드 기술 대신 연비가 좋으면서도 성능이 뚜렷한 소형 SUV로 제품 포지션을 잡은 게 시기적절했다"고 말했다.

내수뿐만 아니라 앞으로 출시를 앞둔 해외 시장에서도 두 모델 간의 실적 비교가 예상된다. 아이오닉과 니로는 하반기부터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유럽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미국 시장까지 판매 지역을 늘린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