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원 대표가 ‘여자두부’의 인기 비결을 설명하고 있다. 에스앤푸드 제공
안중원 대표가 ‘여자두부’의 인기 비결을 설명하고 있다. 에스앤푸드 제공
“CJ제일제당, 대상 등 대기업 식품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두부 푸딩 등을 납품한 기술력으로 ‘2층 구조’의 ‘여자두부’를 선보이게 됐습니다.”

안중원 에스앤푸드 대표는 지난 7일 “생채움 여자두부는 단단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위쪽과 부드럽고 식감이 뛰어난 아래쪽으로 된 2층 구조”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생채움’은 ‘자연으로 채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회사의 첫 식품 브랜드다.

안 대표는 올초 에스앤푸드 대표로 선임됐다. 그는 서울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뒤 풀무원에 입사해 부사장을 지냈다. 에스앤푸드의 모기업인 서울향료는 1974년 설립된 국내 식품 및 생활용품 향료 분야 1위 업체다. 연 매출은 600억원 수준이다. 최근엔 소주 ‘처음처럼 순하리’의 과일향을 제조했다.

생채움의 대표 제품인 여자두부는 생식용 포장두부로 간단한 식사대용이나 다이어트에 적합해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한 팩에 3000원으로 포장두부치고는 비싼 편이지만 국산 콩으로 제조해 맛이 뛰어나 타깃층인 젊은 여성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안 대표는 “그동안 두부를 생으로 먹기보다 찌개나 부침용으로 조리했다”며 “하지만 여자두부는 다른 질감을 가진 각각의 층이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맛을 내며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생으로 먹어야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상에 없던 두부를 만들자’ ‘생으로 먹어도 물리지 않고 맛있는 두부를 내놓자’는 아이디어를 제품화한 여자두부는 개발에 반년 이상 걸렸다. 두부로는 드물게 ‘2층 구조’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국내 두부시장은 포장두부(3700억원)와 비포장두부(1700억원)를 합쳐 연간 5400억원 수준이다. 에스앤푸드는 이 중 포장두부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에스앤푸드는 두부에 이어 계란, 콩나물, 떡, 소스류 등 생식품과 푸딩, 우동 등 간편가정식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안 대표는 “40여년간 쌓은 서울향료의 연구개발(R&D) 능력과 생산 노하우가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이푸딩, 크레페, 김, 계란, 면 등 생식품 그리고 이것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간편가정식 제품을 100여종 이상 공격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식품시장에 뛰어든 중소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유통이다. 에스앤푸드는 유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 전 수도권 골목슈퍼를 대상으로 전속 가맹점 20여곳을 확보했다.

대형마트 입점도 논의 중이다. 맛에 자신감이 있는 만큼 여러 회사 제품을 취급하는 대리점 방식이 아니라 본사 전속 가맹점 위주로 영업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소비자 대상 시장에 안착한 뒤 B2B(기업 간 거래) 사업도 확대할 것”이라며 “식품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제2의 풀무원’ 신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