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29일 이틀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콘퍼런스에 참가한 개발자들이 스마트섬유 재쿼드를 만져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FP연합뉴스
지난 28~29일 이틀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콘퍼런스에 참가한 개발자들이 스마트섬유 재쿼드를 만져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FP연합뉴스
허공에 떠 있는 사진과 영상, 문서를 손으로 옮기고 펼치고 수정한다. 2002년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장면들이다. 마우스나 터치할 액정화면 등 별도 입력장치가 필요 없다. 이 같은 일을 가능하게 해줄 기술이 등장했다. 구글이 개발한 최소형 동작인식 센서 솔리(Soli)와 스마트 섬유 재쿼드(Jacquard)다.

구글은 지난 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콘퍼런스(IO) 2015’ 둘째날 행사에서 프로젝트 솔리와 프로젝트 재쿼드를 공개했다.

◆허공에서 손동작으로 기기 조작

옷 터치만으로 TV·에어컨 켜고…손동작으로 모니터 제어
솔리는 허공에서 손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일종의 센서다. 기존 동작인식 센서들이 카메라 등을 통해 동작을 감지하는 것과 달리 솔리는 레이더 전파로 손동작을 구별한다. 두 손가락을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화면을 넘기고, 스피커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에 널리 적용되고 있는 터치센서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 특히 화면이 작아 손가락 터치가 불편한 스마트워치에 적용할 경우 기기 조작이 한층 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솔리의 장점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다양한 동작을 학습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솔리 센서를 통해 스마트 기기에 수화(手話)를 가르칠 수도 있다. 수화를 배운 스마트 기기가 구글 번역기를 통해 실시간 통역하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구글은 2013년 동작인식 전문업체 플러터를 인수하며 동작인식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동작인식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애플은 2년 전 동작인식 전문업체 프라임센스를 인수했다. 프라임센스는 MS의 게임기 엑스박스에 적용된 ‘키넥트’(사용자의 동작과 위치를 카메라로 파악하는 장치) 기술을 개발한 업체다.

◆“입는 컴퓨터 시대 열겠다”

구글은 이날 세계적인 의류업체 리바이스와 손잡고 터치패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섬유인 재쿼드를 이용한 진짜 ‘스마트 옷’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영국 런던 세빌로에서 재쿼드 터치센서 옷감을 이용해 양복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 뒤 구글 개발자인 이반 포피레프는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이 바로 저 옷(재쿼드 섬유로 만든 옷)”이라고 밝혔다.

재쿼드는 이용자가 스마트워치 등 별다른 기기를 착용하지 않고도 옷을 터치하는 것만으로 스마트 기기를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이다. 터치센서를 실로 만들어 옷감을 짜는 방식으로 스마트 섬유를 구현한다.

예를 들어 소파 커버를 재쿼드 섬유로 만들면 리모컨 없이도 TV를 켜거나 채널을 바꿀 수 있다. 소파 표면을 미리 입력된 패턴대로 문지르기만 하면 된다.

포피레프는 “처음에는 한 가지 색상밖에 생산하지 못했으나 지금은 다양한 색상의 재쿼드 섬유를 생산할 수 있다”며 “스마트 기기와 재쿼드 섬유를 연결하는 초소형칩도 이제는 옷 속에 넣을 만큼 작아졌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보안에 민감한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해 프로젝트 볼트도 소개했다. 볼트는 마이크로SD카드에 담긴 최첨단 보안 소프트웨어로 스마트폰에 내장하면 스마트폰 사용자의 대화 내용이 암호화돼 감청이 불가능한 기술이다.

샌프란시스코=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