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용품 업체들, 융복합 기술로 글로벌시장 공략해야"
“독일의 히든챔피언 기업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작지만 강한 기업의 뿌리에는 강력한 지식재산을 지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특정 스포츠 종목을 공략하거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과 같이 이미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분야를 접목해 스포츠 소비자에게 맞는 틈새 기술을 찾아 세계시장을 공략해야 합니다.”

권오성 대한스포츠용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54·사진)은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년 5% 이상 성장을 거듭하는 세계 스포츠산업 시장을 주도하려면 틈새 기술을 바탕으로 한 지식재산권 확보가 시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토종 스포츠용품 제조 및 유통회사인 비바스포츠 대표인 권 이사장은 국내 스포츠산업 발전에 기여해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 유수의 글로벌 브랜드가 활동하는 세계스포츠산업연맹(WFSGI) 아시아 대표를 5년 이상 맡았던 권 이사장은 “우리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맥을 못 추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특허와 디자인 등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글로벌 브랜드의 지식재산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리 거대한 글로벌 브랜드라 하더라도 그 기술력의 시작은 스포츠를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을 법한 간단한 메커니즘이 대부분”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이 지식재산권에 ‘올인’하는 이유는 그 가치를 어떻게 활용해 어떤 결과를 도출해낼 것인지 정확히 예측하고 실행하는 노하우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열악한 국내 기업들이 세계 스포츠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융합형 기술을 바탕으로 ‘틈새’를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내놓았다. “2000년 골프 시뮬레이터(스크린골프) 개발·제조 업체로 문을 연 골프존이 수조원대 새 시장을 만들어내고 수십억원 수준에 불과하던 연매출이 10여년 만에 2500억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은 새겨볼 일”이라며 “골프존 신화는 센서와 레슨솔루션 등 400여건의 특허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기술 마케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권 이사장은 “소상공인들은 특허나 디자인 등 아무리 훌륭한 지식재산을 지녔어도 독자적으로 권리를 주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므로 이를 상용화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토종 스포츠 브랜드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특허와 디자인 같은 지식재산권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적 인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활용 가치를 찾지 못해 묵히고 있는 특허 기술은 없는지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인 점검과 상용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