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항공기인 드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의 경쟁도 치열하다. 최근엔 구글 페이스북 인텔 IT업계 공룡들까지 출사표를 던지면서 시장의 열기는 한층 더 달아올랐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드론 가이드라인’도 발표했다. 드론 전성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가파른 성장세

[Smart & Mobile] 하늘 위 무인항공기 전쟁…드론 시장 활짝 열린다
드론의 성장 곡선은 가파르다. 미 방위산업 시장분석업체인 틸그룹에 따르면 세계 드론 시장 규모는 연평균 8% 성장해 2022년에는 11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인 이베이에서만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동안 12만7000대가 팔려 나갔다. 연말 크리스마스 등 연휴 동안 선물용 아이템으로 미니 드론이 인기를 끌었다. 중국 베이징시 기관지인 경화시보는 최근 “드론의 상업적 이용이 급증하면서 세계 드론 시장의 총가치(판매액과 연구개발비, 국방비 포함) 규모는 2025년 710억달러(약 77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국은 군사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 드론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상업용 드론시장 점유율(2013년 기준)은 미국 61%로 가장 높다. 미국 중부에 있는 오클라호마주가 ‘드론 산업의 메카’다. 공군기지가 들어서면서 보잉과 록히드마틴 등 방위산업의 거점이 된 덕분이다. 군사용인 글로벌호크의 정비공장이 있고, 방산업체 종사자만도 12만명이 넘는다. 드론 개발 업체는 18개로 2000명 이상의 기술자가 근무하고 있다.

중국은 광둥성 선전시가 드론 산업의 중심지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만큼 창의적인 젊은 인재들이 풍부하다. 2020년이면 중국 드론 시장 규모가 500억위안(약 8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의 대표적인 드론 제조 업체는 DJI다. 1000달러짜리 드론을 발 빠르게 출시해 저가 드론 시장의 1인자로 떠올랐다.

일본은 농업용 드론에 최대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일본 야마하는 20년 전부터 농업용 드론을 개발·판매하고 있다. 야마하는 일본 농림부의 의뢰로 1987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농업용 드론인 ‘R-50’을 개발했다. 지난해 말까지 2400대 이상을 팔아 시장 점유율이 77%에 이른다.

◆드론도 면허시대

[Smart & Mobile] 하늘 위 무인항공기 전쟁…드론 시장 활짝 열린다
FAA는 지난 15일 상업용 드론 도입을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FAA의 드론 운용 규정은 예상보다 단순했다. 항공기에 준하는 복잡한 규제가 아니라 자동차 운전·등록에 오히려 가까운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드론의 대중화 시대를 예고하는 미국 항공 정책의 획기적 이정표”라고 보도했다.

FAA는 드론 가이드라인으로 과속 금지, 과적 금지, 저고도 운용, 조종자 필기시험 등을 정했다. 안전을 위해 상업용 드론의 최고 속도는 시속 100마일(161㎞) 미만으로 제한하고, 무게는 최대 55파운드(25㎏) 이내로 한정했다. 드론이 날아다니는 하늘의 ‘차선’도 항공기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고도 500피트(152.4m) 이하로 규정했다. 드론 조종 면허증은 17세 이상으로 필기시험을 통과하면 얻을 수 있다. 면허증은 2년마다 시험을 치르고 갱신한다.

드론 업계는 신이 났다. 국제무인기협회는 “드론 활용의 훌륭한 첫 단계”로 환영 성명까지 냈다. FAA의 가이드라인은 실제 적용되려면 공청회 등을 거쳐야 한다. FAA는 “상업용 드론 규정이 실제 적용되면 3년 내 7000여개 업체가 뛰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