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첫 부부 경무관 '행복한 2014년'
경찰 역사상 처음으로 부부 경무관이 탄생했다. 현재섭 경기지방경찰청 외사과장(왼쪽)과 김해경 서울 송파경찰서장(오른쪽)이 그 주인공이다.

경찰청은 17일 박기호 경찰청 정보2과장 등 총경 22명을 경무관 승진자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경무관은 군대로 따지면 소위 ‘별’로 상징되는 장성급으로 경찰 내 고위 간부다.

특히 이번에 승진한 현 내정자는 올해 1월 경무관으로 승진한 김 서장의 남편이다. 김 서장은 남편보다 먼저 ‘경찰의 별’을 달았다. 이 부부는 현 내정자가 2008년 경북 경산경찰서장으로 근무할 때 김 서장이 총경으로 승진하면서 경찰 창설 이후 첫 ‘부부 총경’이 된 데 이어 첫 ‘부부 경무관’ 타이틀도 얻게 됐다.

현 내정자는 경찰대 1기 출신으로 1992년 경찰청 정보국에서 경감으로 근무할 당시 한 계급 아래였던 김 서장(당시 경위)을 만났다. 2005년 1월 총경으로 승진해 울진·경산경찰서장, 서울지방경찰청 국회경비대장, 남대문경찰서장,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장, 경찰청 수사과장 등을 지냈다. 본청 외사국과 지방청 외사과 신설 등 외사업무에 기여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인인 김 서장은 순경으로 경찰에 입직해 여성으로는 김인옥 전 울산지방경찰청 차장,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 설용숙 대구지방경찰청 제2부장에 이어 네 번째로 경무관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현 내정자는 “승진 발표가 난 뒤 집사람이 눈물을 글썽이며 좋아했다”며 “경위 시절부터 늘 힘든 사람을 돕자는 마음으로 지냈는데, 경무관이 돼서도 그 각오를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되면 같은 경무관 계급장을 단 제복을 입고 아내와 기념사진도 찍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서장도 “늘 낮은 자세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번 인사에서 업무성과와 경력, 도덕성, 전문성 등에 대한 평가를 거쳐 적임자를 선발했다. 또 1~3명 수준에 그쳤던 지방 총경의 경무관 승진자도 6명으로 늘렸다. 현장 치안 중요성을 감안해 3명의 경찰서장을 총경에서 경무관으로 승진시킨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