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IT정보보안팀의 이웅 차장은 11월 초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있는 현대캐피탈 아메리카(HCA)에서 새롭게 근무를 시작했다.

이 차장이 HCA에서 일할 수 있게 된 건 현대카드·캐피탈의 독특한 인사제도인 ‘커리어마켓(Career Market)’ 덕분이다. 이 차장은 지난 8월 직접 HCA의 사내 모집공고에 응모해 서류전형과 화상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 선발됐다.

현대카드·캐피탈이 사내 인사시스템에 시장원리를 도입해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인력배치를 결정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직원 스스로 사내 인력시장에서 자신을 매물로 내놓고 일하고 싶은 부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근 커리어마켓 제도를 글로벌로 확대 적용하면서 이 차장처럼 미국 중국 등 해외법인으로 나가는 직원이 늘고 있다. 커리어마켓은 다른 부서로 옮기고 싶은 직원들이 자신을 등록하고 마케팅하는 공간인 ‘오픈커리어 존(open career zone)’과 각 부서가 필요한 인재를 공모하는 ‘잡포스팅 존(job posting zone)’으로 나눠 운영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커리어마켓 실무 이후 현대카드·캐피탈 인사이동의 70%가 이 제도를 통해 이뤄질 정도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직원 중심의 인사철학은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이른바 ‘구직자 눈높이 면접’이다. 기존의 압박 면접 방식에서 벗어나 30여분간 이어지는 대화 방식으로 형식을 바꾼 것이다.

대신 기존 면접과정을 2단계에서 5단계로 강화하면서 사원·대리까지 면접관으로 참여토록 했다. 강화된 면접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맞아떨어지는 지원자를 찾겠다는 취지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