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빨리 맺고 싶다는 국가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까지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맺은 한국이 글로벌 통상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대만 "한국과 FTA 빨리 맺고 싶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파나마 에콰도르 등이 한국과의 FTA 조기 체결 의사를 공식·비공식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한·중 FTA 타결을 계기로 러브콜이 부쩍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국이 FTA를 체결할수록 통상강국으로서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엔 FTA의 무역전환 효과가 작용하고 있다. 한국이 EU와의 FTA를 통해 이스라엘에서 수입하던 제품을 무관세나 저율관세로 EU산 제품으로 대체 수입하자 이스라엘은 한국과의 FTA를 서두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러브콜을 받고 있는 국가 가운데 이스라엘과 엘살바도르를 비롯한 중남미 6개국, 말레이시아 등은 FTA와 관련한 공동연구를 마쳤다”며 “중앙아시아와 러시아도 현지의 전반적인 경제 사정이 나아지는 대로 한국과의 협상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한국과의 FTA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2007년 한국이 미국과 FTA를 타결(추가 협상은 2010년 타결)하자 한국 수입소고기 시장을 놓고 미국과 다투는 호주와 캐나다가 각각 지난해 말과 올해 3월 한국과 FTA를 맺었다. 같은 영연방 국가로 분류되던 호주와 캐나다가 한국과 FTA를 타결한 데 자극받아 뉴질랜드도 한국과 FTA 협상에 적극 나서 올해 타결했다.

한국은 10년 전인 2004년 칠레와 FTA를 첫 체결한 이후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인도 EU 페루 미국 터키 등과 FTA를 체결, 발효시켰다. 이어 콜롬비아 호주 캐나다 중국 뉴질랜드와 타결했다. FTA 타결 기준으로 한국의 경제영토(FTA 상대국의 국내총생산 총합)는 73.2%로 확대됐다.

한국은 또 한·중·일 FTA,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FTA,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 등의 협상을 진행 중이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도 저울질하고 있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