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법원 경매 알아볼만…은퇴자, 수익형 부동산이 정답
연령대별 부동산 테크

오랜 기간 침체기를 겪어왔던 부동산 시장이 최근 들어 완연한 회복세를 타고 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기존 주택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2기 경제팀의 규제 완화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금리 시대도 한몫했다.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부동산으로 돈이 몰리는 것이다. 변화하는 시장에서는 언제나 기회가 있고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어떤 준비와 전략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생애주기에 따른 부동산 투자전략을 알아봤다.

20·30대는 청약통장부터 만들어라

집값이 안정되면서 젊은층의 내집마련 열의가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집이 갖고 있는 가치를 고려할 때 지레 포기하거나 눈을 떼서는 곤란하다고 조언한다. 심리적 안정감은 물론 재산 증식 수단으로도 여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셋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치솟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내집마련은 다시 필수에 가까운 재테크 수단으로 변해 가고 있다.

20·30대 젊은층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주택 구입을 위한 목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청약통장을 만드는 일이다. 최근 주택시장은 재개발·재건축을 비롯해 기존 주택시장에도 관심이 높지만 신규 청약 시장에 무게 중심이 더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달에도 수십만명이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아갔다. 이는 주택을 투자가치보다는 실제 생활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인식이 커지면서 나타난 변화다. 깨끗한 주거환경을 원하는 젊은층의 요구와도 맞닿아 있어 특히 관심을 둘 만하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청약통장이 없으면 신규 아파트 시장에 접근할 수가 없다”며 “청약제도 개편으로 젊은층에 대한 당첨 기회가 높아진 만큼 주택청약종합통장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주택청약종합통장은 모든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통장으로 내년 2월 청약제도가 바뀌면 수도권의 1순위 자격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면 땅에 대한 투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 지점장은 “30대엔 토지부터 투자하는 것이 좋다”며 “적은 돈으로 시작할 수 있고 시세차익을 보게 되면 다른 부동산으로 갈아탈 수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40·50대는 금융규제 완화 적극 이용
중장년층, 법원 경매 알아볼만…은퇴자, 수익형 부동산이 정답

내집마련이 화두인 중장년층이라면 최근 완화된 과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제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담보인정비율은 은행의 경우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50%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70%로 확대됐다. 총부채상환비율도 60%로 단일화됐다. 이에 따라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않고도 금리가 낮은 은행권 대출만으로 주택구입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여유자금이 있는 중장년층이라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에 눈을 돌려볼 만하다. 정부의 ‘9·1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연한이 최대 40년에서 30년으로 줄어드는 등 재건축 사업에 대한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 등 도심지역은 신규 아파트를 지을 땅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통여건과 기반시설이 좋은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대한 인기가 커질 수 있다. 다만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인허가 기관이 시·도와 같은 지방자치단체이기 때문에 이들 지자체의 움직임을 잘 읽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집을 살 때는 법원 경매시장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발빠른 투자자들이 움직이면서 경매시장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이미 열기가 뜨겁다. 9·1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직후부터 19일까지 강남·송파·서초 등 ‘강남 3구’의 10억원 이상 아파트의 낙찰률은 85.7%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부동산경매시장에 나온 14건 가운데 12건이 낙찰된 것으로 작년 9월(34.1%)보다는 51.6%포인트, 지난달(50.0%)보다는 35.7%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하지만 법원 경매를 이용하면 아직도 기존 주택시장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지난해 같은달 보다 27.4%포인트 오른 88.8%로 높지만 100%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매전문회사인 지지옥션 관계자는 “경매시장은 세입자를 직접 내보내야 하고 권리관계를 스스로 따져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시세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60·70대는 월세받는 수익형 부동산을
중장년층, 법원 경매 알아볼만…은퇴자, 수익형 부동산이 정답

은퇴자금을 마련할 때 굳이 금융상품만 바라볼 이유는 없다. 매월 꼬박꼬박 월세가 들어오는 수익형 부동산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수익형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공급과잉으로 침체기를 겪었지만 저금리 시대를 타고 인기가 높아졌다. 시중은행 프라이빗 뱅커(PB)들까지 입을 모아 좋은 노후자금 마련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꼽는 부동산은 상가다. 특히 거주용 주택과 임대소득용 상가가 합쳐진 ‘점포 겸용 단독주택(상가주택)’을 눈여겨 볼만하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사장은 “위례신도시 상가주택 용지 청약 경쟁률이 수천대 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이는 은퇴자의 영향이 컸다”며 “공식 위험이 적은 곳 위주로 접근하면 수익률이 다소 떨어지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웬만한 금융상품보다 훨씬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고 향후 가격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아파트 단지 내 상가도 꾸준한 임차 수요로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오피스텔은 공급 과잉 우려로 ‘찬밥’ 대접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연 5% 안팎의 수익률을 내는 상품이 없다보니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 관리를 전문 대행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은퇴 후 소일거리로 하겠다고 생각하면 수익률을 더 높게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형 아파트 한 채 대신 소형 아파트 두 채를 받는 이른바 ‘1+1’ 재건축이나 재개발도 은퇴자들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물론 넓은 면적의 아파트를 지금 갖고 있다면 이를 소형 아파트 두 채로 분리해 하나는 실거주용, 하나는 임대수익용으로 나누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주택의 경우 월세 소득에 대한 과세 등 세금 문제가 완전히 매듭져진 다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