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백현동의 충성교회.
판교신도시 백현동의 충성교회.
감정가격 100억원 이상의 초대형 교회가 잇달아 법원 경매시장에 나오고 있다.

12일 대법원에 따르면 경기 판교신도시 백현동에 자리잡은 충성교회 건물이 다음달 7일 경매에 부쳐진다. 감정가격은 교회 감정평가 사상 최고 금액인 526억원이다. 독서실과 체력단력장, 카페, 영화관, 예식장 등을 갖추고 있다. 2010년 신축된 충성교회 건물은 건축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완공 3년 만에 경매로 넘어갔다. 서울 일원동의 지하실 교회에서 시작해 급속히 성장한 이 교회의 재적신도는 1만여명이다.

서울 종로구 평동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본부 건물도 법원 경매시장에 나왔다. 이 교단은 60여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산하에 2000여개 교회가 소속돼 있다. 5층 규모인 이 건물의 감정가격은 191억원이다. 지난 11일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었으나 채무자 요청으로 일정이 변경돼 입찰 일자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경기 부천 상동신도시에 있는 하늘빛교회도 이달 26일 경매된다. 감정가격은 101억원이다.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의 큰기적교회(감정가격 103억원)도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경매에 부쳐진 교회 건물은 모두 96건에 달했다. 경기 불황 여파로 교인과 헌금이 줄어 경매를 당하는 사례가 많다. 또 많은 은행 빚을 지면서 대형 교회를 신축했다가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를 당하는 사례도 최근 등장하고 있다.

경매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의 종교부지를 매입해 대형 교회를 짓다가 경매에 넘어가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며 “토지 용도가 종교시설로 제한돼 있어 교회 이외에는 입찰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