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첫 화면을 잡아라"…인터넷·통신업계 '런처'시장 쟁탈전
최근 인터넷·통신 업계에서 스마트폰 ‘첫 화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첫 화면을 꾸미는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인 ‘런처(launcher)’ 시장을 놓고 업체 간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업체들이 런처를 만들 때 자사 이미지나 로고를 포함해 넣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런처를 통해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게끔 유도할 수 있어 이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런처 서비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다음이 자회사 버즈피아를 통해 출시한 런처 서비스 ‘버즈런처’는 최근 7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기도 했다. 버즈런처는 현재 14개국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첫 화면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홈팩버즈’ 기능을 갖춘 게 특징이다.

다음은 최근 SK텔레콤과 제휴해 ‘버즈런처 포(for) 티(T)’도 출시했다. 버즈런처 포 티는 다음의 버즈런처를 SK텔레콤 스마트폰 이용자에 최적화한 서비스로 각종 SK텔레콤 전용 서비스를 담았다. 전지현 이정재 등 인기 연예인의 이미지를 활용한 메뉴들도 인기 포인트다.

네이버는 ‘도돌런처’라는 이름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도돌런처는 네이버의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개발한 서비스로 다양한 테마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테마를 내려받으면 손쉽게 스마트폰 화면을 취향대로 꾸밀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도돌런처는 다른 경쟁 서비스에 비해 ‘앱 평균 체류 시간’이 긴 것으로 조사됐다”며 “해외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도 지난해 5월 ‘카카오홈’이란 이름으로 런처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된 다양한 기능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100종이 넘는 다양한 테마를 제공하며 새 소식을 모아서 관리할 수 있는 ‘모아보기’ 기능과 간편하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한다. 이 밖에 SK플래닛은 빠른 실행 속도를 장점으로 내세운 ‘런처플래닛’을 내놨고, KT미디어허브도 한류 가수의 캐릭터를 적용한 ‘스타런처’를 선보였다.

글로벌 업체들도 이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야후는 지난 1월 런처 개발업체인 애비에이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어 2월에는 트위터도 홈스크린 개발사인 커버를 손에 넣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자체적으로 안드로이드폰 전용 홈스크린 앱 ‘홈’을 개발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고런처’(Go Launcher)와 같은 앱은 다운로드 횟수가 무려 2억6000만건이 넘는 상황이다. 개발사인 중국의 숭이모바일은 지난해 미국 나스닥시장에 입성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직접 만드는 구글이나 애플도 이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스마트폰 ‘첫 화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