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욱 VCNC 대표 "한국벤처, 日서 성공기회 많아"
“일본에도 미국 못지않게 성공 기회가 많습니다.”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테크·스타트업 콘퍼런스 ‘비론치 2014’ 행사장에서 만난 박재욱 VCNC 대표(사진)는 “일본은 문화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가깝고 시장 규모도 크다”며 “한국에서 시작하고 한국의 문화를 어느 정도 담고 있는 서비스라면 영어권 국가보다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에서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커플끼리 메시지와 사진 등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비트윈’을 2011년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는 VCNC는 최근 일본에서 100만다운로드를 기록하면서 현지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진출 1년 만의 성과로 일본에서 100만 고지를 넘긴 커플 앱은 비트윈이 처음이다. 성장성에 주목해 지난 2월 일본 정보기술(IT) 기업 DeNA에 이어 이달 초 일본 벤처투자사 글로벌브레인도 VCNC에 투자를 결정했다.

박 대표는 “나라마다 데이트 문화가 다르지만 일단 커플이 되면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며 “특히 일본인들은 사생활을 남에게 드러내는 것을 극히 꺼리기 때문에 연인과 단둘이서만 얘기할 수 있는 비트윈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에 일본 법인을 세우면서 직원을 모두 일본인으로 채운 것도 일본의 연애 문화를 비트윈에 담는 데 도움이 됐다. 또 한국의 비트윈 사용자 평균 연령이 25세인 데 비해, 일본 비트윈은 21~23세가 주사용층이라 스티커 등을 이용한 아지자기한 면에 더 신경을 썼다.

물론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고 그는 말했다. 박 대표는 “일본 기업들의 일 진행 속도가 한국에 비해 훨씬 느려 처음에는 아주 힘들었다”며 “하지만 서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하고부터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게 됐고 그 결과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