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시장은 주택·토지시장 회복 조짐과 달리 찬바람이 여전하다. 특히 3층 이상 상가 전용건물의 점포 매매와 분양시장이 거래가 부진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신규 상가 공급이 집중됐던데다 이후에 경기불황이 지속된 게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2~3년 새 도심 오피스텔 공급이 봇물을 이룬 것도 한 요인이다. 오피스텔 등 주상복합건물은 저층(1~3층)에 반드시 상가가 배치되는 탓이다.

17일 상가정보업계와 한국감정원 등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광역자치단체 기준으로 전국 16개 지역 가운데 9개 지역 상가건물(3층 이상)은 공실률(건물의 빈 사무실 비율)이 10%를 넘었다. 지역별로는 △충북 15.7% △전북·경북 15.4% △대전 14.4% △강원 13.9% 순으로 빈 점포가 많았다.

상가건물의 공실률은 계속 증가추세다. 작년 1분기 8.9%였던 전국 상가건물 공실률은 2분기 9.1%, 3분기 9.7%로 높아졌다.

빈 점포가 늘면서 해당 분기(3개월) 동안의 상가 수익률(투자수익률)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1.61%를 기록했던 투자수익률은 2분기 1.25%, 3분기 0.85%로 하락세다.

전문가들은 상가시장이 올해도 크게 나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작년부터 기존 상가의 공실률 증가와 수익률 감소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지역별 신규 상가건물의 착공물량은 오히려 늘고 있다”며 “공급과잉 해소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가격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투자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