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는 지난해 9월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채용설명회와 잡페어가 결합된 ‘K-Talk’를 처음 열었다. 참석자들이 릴레이 강연을 하는 모습.  /기아차 제공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9월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채용설명회와 잡페어가 결합된 ‘K-Talk’를 처음 열었다. 참석자들이 릴레이 강연을 하는 모습. /기아차 제공
현대·기아자동차는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매년 대규모 고용 창출을 통해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국내와 연구개발(R&D) 부문의 투자와 고용을 중점적으로 확대해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이끌고 있다.

또 대졸 신입사원 채용 때 학점, 전공, 영어성적 등에 제한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 우수인재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취업 시장의 문을 확대하고 있다.

○신개념 채용 방식 주도

현대·기아차는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사람’이라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 원칙에 맞춰 세계 초일류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인재육성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기존 스펙의 틀을 벗어난 신개념 채용 방식을 잇따라 도입했다.

[인재경영] 현대·기아차, 파워 블로거·車마니아 등 이색 채용 늘려
현대차는 ‘도전’ ‘창의’ ‘열정’ ‘협력’ ‘글로벌 마인드’의 5가지 덕목을 인재상으로 삼고 있다. 현대차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신념과 의지로 업무를 추진하는 ‘도전’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며 창의적인 사고와 행동을 실무에 적용하는 ‘창의’ △믿음을 바탕으로 업무를 주도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열정’ △타조직을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협동하는 ‘협력’ △통찰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글로벌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아차도 자체적으로 인재의 핵심 가치를 정립했다. 기아차만의 새로움을 실천할 수 있는 ‘창의 인재’, 고객 및 직원을 배려하고 협력하는 ‘소통 인재’,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도전적 인재’ 등을 선발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창의적인 채용 과정 주목

현대·기아차는 2000년 그룹 출범 후 대졸공채 1기를 채용하면서 학점, 영어성적, 전공에 대한 제한을 모두 없앴다. 대신 본인의 관심 분야에서 다양하고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남다른 성취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가를 우선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학교 등을 기재하는 별도의 지원서 작성 없이 추천과 사전과제 평가, 실기전형만으로 부문별 1차 합격자를 선정한 뒤 인·적성 검사와 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순히 스펙 쌓기에 충실했던 지원자보다는 실제 업무에서 자신만의 열정과 창의성을 유감없이 발휘할 인재들을 채용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차는 2011년부터 ‘현대자동차 잡페어(채용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서울 외에 부산 대구 등 지방에서도 실시해 대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대차 잡페어는 자기소개서 작성법, 1 대 1 클리닉 등 맞춤형 개별 상담을 비롯해 면접 체험 프로그램, 인재채용 팀장과의 질의응답(Q&A), 선배 사원들과의 면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잡페어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5분 자기 PR’은 모든 정보가 비공개인 상태에서 5분간 자신의 열정과 끼를 발산할 수 있는 모의 면접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수자에게는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현대차는 2011년부터 해외 석·박사 및 경력사원을 대상으로 한 채용 프로그램인 ‘현대 글로벌 톱 탤런트 포럼(Hyundai Global Top Talent Forum)’을 가동했다. 자신의 주전공을 활용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포럼 형식으로 발표하는 채용 프로그램이다. 또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와 맞춤형 기술인력 육성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이스터고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각 학교의 특성화 분야와 현대차 입사 자격요건 등을 고려해 전국 9개 우수 마이스터고를 선정, 채용에 나서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 지원자의 역량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새로운 채용 프로그램인 ‘커리어 투어(Kareer Tour)’를 실시하고 있다. 상·하반기 매년 2회에 걸쳐 진행되는 대졸공채와 인턴채용의 서류전형에서 일정 비율을 스펙과 무관하게 자기소개서만으로 선발하고 있다. 자동차 파워 블로거, 자동차 경진대회 입상 등 자동차 마니아와 교통사고 유자녀 등 테마별로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인재를 수시로 선발하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