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25일 오후 3시40분

[마켓인사이트] JYP엔터·JYP합병 '산 넘어 산'
가수 박진영 씨가 이끄는 코스닥 연예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와 합병을 추진하는 비상장 모회사 JYP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으로 순손실을 냈다. 미국 계열사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개별 기준 순이익 20억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JYP는 합병 가치평가에서 개별 실적 기준을 적용해 합병 비율 적정성에 논란이 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JYP와 합병을 발표한 JYP엔터는 비상장 JYP의 반기 실적을 담은 정정 합병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2일 합병 증권신고서를 냈다가 투자위험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금감원의 정정 요구를 받아 다시 제출했다.

정정 신고서에 따르면 비상장사 JYP는 올해 상반기 개별 기준 매출 99억원, 순이익 20억원을 거뒀다. 그러나 연결 기준 반기 매출은 107억원, 순손실은 4억원을 냈다. JYP가 지분 90%를 보유한 미국 계열사 JYP엔터테인먼트인코퍼레이션이 상반기 매출 1억원에 순손실 17억원을 냈기 때문이다. 미국 법인은 자기자본 -99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JYP의 작년 실적은 연결 기준과 개별 기준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JYP 해외 종속법인의 부진한 실적 여파로 회계 기준에 따라 실적이 크게 달라졌다.

합병을 위해 가치평가를 실시한 JYP는 개별 기준으로 수익가치를 산정하고 있다. 상장기업과 달리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가 없는 비상장사는 수익가치와 자산가치로 주당 가치를 산정한다. JYP는 상반기 개별 실적도 예상보다 부진한 점 등을 감안해 JYP 주당 가치를 1만7699원에서 1만6620원으로 6% 낮추고, 합병 비율도 1 대 3.7697551에서 1 대 3.5399361로 조정했다. 올해 예상 개별 순이익을 57억원에서 55억원으로 다소 낮춘 데 따른 것이다.

JYP가 주당 가치를 스스로 낮췄지만 연결 실적이 크게 악화된 만큼 합병 적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 회계 전문가는 “합병 비율이 낮아질수록 비상장 JYP 주주들에게 발행할 합병 신주가 적어져 상장사 주주에게 이롭다”고 말했다.

JYP 매출에서 소속가수인 2PM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JYP 매출에서 2P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61.63%에서 지난해 72.42%, 올해 상반기에는 79.91%까지 증가했다.

이유정/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