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강에 무슨 일이…
이집트와 에티오피아가 나일강 상류에 건설 중인 에티오피아의 르네상스 댐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국 간 대립은 에티오피아가 나일강 지류인 청(blue) 나일강에 르네상스 댐을 건설하기 위해 지난달 물길 변경 공사 등에 착수하면서 시작됐다. 에티오피아는 나일강 상류에 4년간 48억달러를 들여 댐을 만들고 여기서 생산되는 6000㎿의 전기를 수출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나일강 하류의 이집트가 반대하면서 외교 분쟁으로 비화했다. 사막 지역에서 물은 최대의 자원이다. 자칫 댐 건설로 인해 이집트에서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 경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댐 건설이 서로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집트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집트 정치인들은 에티오피아를 압박하기 위해 TV에 나와 “댐을 폭파하거나 에티오피아와 전쟁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블랙나일’의 저자 댄 모리슨은 “최근까지 이집트가 나일강의 물을 거의 다 사용해 왔다”며 “물이 부족한 나일강 상류는 수십년에 걸쳐 전쟁과 기아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나일강변에 자리 잡은 국가들은 대부분 가난해 댐을 건설할 형편이 못됐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에티오피아 쪽에서 발원하는 나일강 물의 86%를 이용한다.

양국은 일단 협상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기로 했다. 이집트 일간 이집션 가제트는 19일(현지시간) 두 국가가 나일강 수자원 배분과 르네상스 댐의 영향에 대해 추가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무함마드 카멜 암르 이집트 외무장관은 전날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에티오피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우리는 르네상스 댐에 관해 신속히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