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야후 재팬·SK텔레콤, 이들이 몰려간 곳이…

모바일에서 태어난 카카오, 포털 네이버에서 시작한 NHN. 이들이 진화를 거듭하더니 결국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카카오는 모바일 콘텐츠를 사고 팔 수 있는 '콘텐츠 포털'을 내년 1분기 시작한다. NHN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앞세워 글로벌 공략에 나섰다. 카카오와 NHN이 상대의 주력 서비스에 발을 들여놓으며 맞붙은 셈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NHN은 최근 문어발식으로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1위 기업 힘 합치기'에 전력투구하는 모양새다.

'1+1+1=?'

모바일·포털 기업을 중심으로 각 분야 1위 업체들이 '줄 서듯' 몰려드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카카오 사단에는 최근 CJ E&M이 합류했다. 카카오는 CJ E&M의 콘텐츠를 강력한 무기로 얻게 됐다. CJ E&M은 사용자 6600만 명이 있는 유통 채널을 갖게됐다. CJ E&M은 tvN, 엠넷 등과 같은 방송채널과 음악포털 '엠넷닷컴'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한 국내 대표 콘텐츠 기업.

카카오의 일본법인 카카오재팬은 야후재팬과 손을 잡았다. 카카오재팬 지분 100%를 갖고 있던 카카오는 50%를 야후재팬에 넘겨줬다. 야후재팬의 모기업은 거대 통신기업인 소프트뱅크. 야후재팬은 일본 포털 시장에서 구글재팬과 1, 2위를 다투고 있다. 카카오는 일본 최대 포털, 글로벌 통신기업을 든든한 지원군으로 얻었다.

반면 NHN은 국내 1위 이통사인 SK텔레콤과 힘을 합치기로 했다. 공동 프로젝트 그룹을 구성해 빅데이터 전문 인력과 기술을 상호 교류한다. 그간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세계적으로 강조돼 왔지만 국내 시장에선 이렇다할 활용도를 보이지 않은 것이 이번 협력의 계기가 됐다.

왜 뭉쳤나…"'거대 공룡 탄생' 우려도"

카카오와 NHN이 각기 다른 '라인'을 형성하고 있지만 이들의 목표는 같다. 새로운 글로벌 사업에 동력을 얻고, 경쟁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카카오와 NHN 관계자들은 "국내 시장에서 아무리 싸워봤자 소용이 없다" 며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는 파트너들끼리 손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같은 상황의 배경에 대해 "구글과 애플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국내 기업들이 힘을 합해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한 벤처회사 대표는 "게임 업체 등 신생 벤처기업들의 독립성이 점차 떨어지고 카카오나 NHN에 기대 성장하려는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 이라며 "1위 기업간 합종연횡은 이같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이들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의 줄임말로 무엇이든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 연합' 위주가 될 것"이라고 털어놨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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