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새로운 트렌드는 국경 없는 미술이다. 앉아서 한국의 중요한 작가들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환상적인 일인가.”(장 샤를르 장봉 전 파리8대학 조형예술과 교수)

“한국 주요 작가들을 온라인 공간에서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시도이자 실감나는 프로젝트다.”(리처드 바인 미국 아트인아메리카 수석 편집장)

한국사립미술관협회(회장 이명옥)의 온라인 미술관 사업 ‘K-아티스트 프로젝트’(KAP)가 세계 미술계 인사들에게 격찬받고 있다.

전국 미술관과 주요 작가들을 온라인에서 둘러볼 수 있는 이 사업은 한국 미술의 국제화를 도모하고 실력 있는 국내 작가들을 세계 무대로 진출시키기 위한 것이다. 사립미술관협회는 지난해 22명의 작가를 선정한 데 이어 올해도 14개 미술관이 추천한 70여명 가운데 심사를 거쳐 21명을 뽑았다.

선정된 작가는 남경민(가일미술관), 이길래(남포미술관), 성동훈(대산미술관), 김주연(무등현대미술관), 정복수·황인기(사비나미술관), 정보영(스페이스몸), 오형근(아트선재센터), 강영민(영은미술관), 우제길(우제길미술관), 문형민·이수경(코리아나미술관), 이용백·최정화(토탈미술관), 심영철(한국미술관), 고명근·원성원·유현미(한미사진미술관), 박선기·이세현(헬로우뮤지움), 진유영 씨(환기미술관).

심사는 미술평론가 고충환, 김미진(홍익대 교수), 김종근(KAP 감독), 김찬동 씨(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책임심의위원) 등이 참여했다. 사립미술관협회는 정부로부터 3년간 매년 4억원씩 12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사업을 운영한다.

협회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미술관들의 국제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도울 계획이다.

이명옥 회장은 “우리 정보기술(IT)과 온라인 대중화의 이점을 활용한 ‘온라인 미술관’ 사업을 통해 한국 미술의 국제화를 이끌 계획”이라며 “예술적 가치와 작품성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신진 및 중견 작가들을 발굴하고 세계 무대에 진출시켜 한국 미술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K-아티스트 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온라인 미술관’은 한국판 ‘구글 아트 프로젝트’(googleartproject.com)다. ‘스트리트 뷰’ 서비스로 미술관 14곳의 갤러리룸 100여개를 돌아다니면서 관람할 수 있도록 꾸민다. 작품당 저장 용량을 기가바이트 수준으로 끌어올려 유화 물감의 갈라진 모양까지 확인할 수 있다. 조각 작품은 360도 회전도 가능하다.

작가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2년 동안 32명이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 미술관과 화랑에 초대받았다. 서양화가 유현미 씨는 구글 홍보 프로모션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 작가로 선정됐다. 남경민 씨의 작품은 프랑스 오르세미술관이 진행한 온라인 미술관 ‘구글 아트 프로젝트’의 프레스 콘퍼런스에 소개돼 주목받았다.

지난해 KPA 작가 손봉채 씨는 올 5월 독일 메이저 화랑 마이클 슐츠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진 데 이어 9월에는 중국 상하이 젠다이미술관에 초대받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강현욱 씨는 지난 2월 프랑스의 생테티엔 현대미술관 기획전에 참가했다.

김종근 감독은 “엄선한 일부 작가들의 개인전을 미술관과 화랑에서 열 예정”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좋은 미술관 문화가 형성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정 작가들의 일부 작품은 내달 16~27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열리는 서울 컨템포러리 아트페스티벌(SCAF)에서 만날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