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 주요 대기업들이 불확실한 경기 전망에도 연초 세웠던 채용 계획을 그대로 추진한다. 10대 그룹의 하반기 채용인원은 4만명이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다음달 3일 신입 사원 채용 전형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하반기 채용 시장이 막을 올린다.

◆불황에도 신입사원 채용 안 줄인다

삼성의 올해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4% 늘어난 2만6100명으로 상·하반기 절반씩을 나눠 뽑는다. 하반기 채용인원 1만3050명 중 대졸 신입사원은 4500명, 경력사원은 2500명, 전문대졸 사원 1500명, 고졸사원 4000명을 각각 선발한다.

현대차와 SK는 올해 최대 규모로 채용을 진행한다. 현대차는 올해 상·하반기 통틀어 7500명을 뽑아 그룹 출범 이후 최대 채용 기록을 갈아 치울 계획이다. 하이닉스반도체를 계열사로 편입시킨 SK그룹은 하반기 3000명을 선발한다. 상반기에 이미 4100명을 뽑은 SK의 올해 채용 역시 지난해보다 40% 확대된 것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LG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4000명에서 올해 7700명으로 채용을 늘렸다. 대졸 신입사원은 3000명, 대졸 경력사원은 800명, 고졸사원 3400명, 기타 기능직 500명을 뽑는다.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등 계열사별로 전형 방법을 확정지어 내달 채용 절차를 시작한다.

포스코는 상반기 1900명에 이어 하반기 4800명을 추가 선발한다. 총 6700명으로 지난해와 같은 채용규모다. GS는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350명, 고졸사원 100명을 포함한 1400명을 뽑아 지난해 1130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한화는 기존의 하반기 채용(3400명)과 함께 별도로 고졸 신입사원과 경력사원 250명을 뽑는다. 지난 5월 8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신도시 건설사업을 수주해 인력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올초 신입 250명, 생산직 350명으로 하반기 채용계획을 세웠던 현대중공업은 다음주 하반기 채용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10월 이후 채용을 시작한다. 하반기 채용규모는 1355명으로 일반직 300명, 객실승무직 805명, 운항승무직 85명, 기술직 165명 등이다.

◆고졸·지방대… ‘열린 채용’ 확대

하반기 채용의 두드러진 특징은 규모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고졸자나 저소득층 채용 등 기업들이 인재육성에도 사회적 책임을 대폭 반영하는 점이다.

삼성은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의 10%를 각 대학 총장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저소득층 출신으로 채운다. 올해 9000여명의 고졸사원을 채용하며 ‘열린 채용’을 본격화한 삼성은 이들이 역량을 발휘할 다양한 직무도 개발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저소득층 대졸사원을 연간 450명 선발하고 현재 25% 안팎인 지방대학 출신 사원 비중을 35%까지 확대한다.

현대차는 마이스터고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우수 인재를 선발하고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제공해 앞으로 10년간 마이스터고 출신 고졸 신입사원 10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SK는 올해 총 채용인원 중 30%인 2100명을 고졸사원으로 뽑는다. 지난해 1000명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포스코는 하반기 채용 예정인 48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2280명을 고졸사원으로 채운다.

내달 4일 1만여명 규모로 채용을 시작하는 롯데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아예 고졸과 대졸사원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적으로 뽑고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