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 로데오거리 찬바람…월세 20% '뚝'
6일 서울의 대표적 상설 의류할인 매장 거리인 문정동 로데오거리. 일부 대형 아웃도어 매장을 제외하면 손님이 아예 없는 곳이 많았다. 한 대형 스포츠의류 매장 관계자는 “이 동네에서 그나마 장사가 잘되는 축에 속하는데도 개업시점인 3년 전보다 매출이 30~40% 정도 줄었다”고 푸념했다.

‘문정동 로데오 거리’ 상권이 최근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1993년 브랜드 할인점으로 시작한 이곳은 한때 주말 쇼핑객이 4만여명에 달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아울렛 매장이 수도권 곳곳에 생기면서 희소성이 떨어진 데다 2010년 인근 가든파이브에 경쟁업체인 NC백화점이 들어서면서 급격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권리금 4억원에서 1억원으로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문정동 로데오거리의 대로변 땅값은 2009년 대비 평균 15% 빠졌다. 상가 권리금은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09년 2억8000만원을 호가했던 1층 대로변 58㎡ 상가 권리금은 최근 3500만원에 거래됐다. 장원공인 관계자는 “1층 132~165㎡ 규모 상가 권리금도 2009년 평균 4억원에서 최근 1억~1억5000만원 으로 급락했다”고 전했다.

임차 수요가 줄면서 점포 임대료도 떨어졌다. 3년 전 이곳에 입점한 한 여성복 브랜드 매장 관계자는 “최근 건물주가 상가 경기를 감안해 월 임대료를 15% 정도 깎아줬다”고 귀띔했다.

월 임대료 720만원이던 한 골프웨어 매장은 지난달 20%가량 할인된 600만원에 임차인을 들였다.

○백화점 들어서고 아울렛 쏟아지고

문정동 로데오거리 찬바람…월세 20% '뚝'
잘나가던 문정동 로데오거리에 찬바람이 부는 것은 새 상권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탓이라고 현지 중개업소들과 상인들은 분석한다. 가장 직접적 타격을 준 것은 2년 전 장지지구 가든파이브에 입점한 NC백화점이다. 로데오거리의 브랜드가 대부분 입점한데다 영화관 푸드코트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갖춰 상당수 고객을 흡수했다는 설명이다.

로데오거리와 NC백화점에 동일한 브랜드의 매장을 운영 중인 스포츠용품업체 주인은 “문정동 매장 매출이 예전보다 40% 정도 감소했다”며 “두 매장을 합친 수익금이 로데오거리에 가게 하나를 할 때보다 못하다”고 털어놨다. 최근 몇 년 새 경기 파주·여주·이천 등 수도권에 대형 아울렛 매장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문정동 상권의 희소성이 떨어진 것도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다.

위례신도시 법조단지 등의 개발로 인구 유입이 늘면 부동산값과 상권이 회복될 수도 있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기대한다.

문정동로데오상가협동조합 관계자는 “2015년께 잠실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고 송파구청도 근처로 이전할 예정”이라며 “인구 유입 효과로 부동산과 상권 경기도 자연스레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