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알톤스포츠, 작전명령 2호 'RCT D8' 개시…초경량 자전거로 '승부'
지난 24일 오전 알톤스포츠의 중국 천진공장. 자전거 생산라인에 새로운 소재의 프레임(차체)이 걸렸다. 'DP780'이라는 글자가 찍힌 이 자전거(모델명 RCT D8)는 포스코와의 제휴 이후 나온 첫 합작품이다.

신영스팩1호의 합병대상기업인 알톤스포츠는 지난 4월 포스코와 신소재 경량자전거 개발을 위한 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DP780'은 자동차용 고강도 강판으로 철의 강도와 알루미늄의 가벼움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소재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서 'DP780'을 파이프 형태로 만드는 기술개발에 성공했고, 알톤스포츠는 이를 이용해 신소재 자전거 생산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대박을 터뜨린 'R7'에 이어 작전명령 2호 'RCT D8'이 본격 개시된 셈이다.

자동차용 고강도 강판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자전거고, 무게는 9.7kg으로 시중에 출시되는 일반자전거(16Kg) 및 알루미늄자전거(11Kg)보다 가볍다.

알톤스포츠와 포스코는 우선 1000대를 먼저 생산해 내달 초 한국 시장에 출시, 반응을 살핀 후 본격적인 양산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개발 중인 마그네슘 소재를 이용한 자전거는 내년 초 상용화가 목표다.

◆ '10분 자전거' 비결은 자체 공장

[현장]알톤스포츠, 작전명령 2호 'RCT D8' 개시…초경량 자전거로 '승부'
포스코가 국내 1위 기업인 삼천리자전거가 아닌 2위 기업인 알톤스포츠와 협력에 나선 것은 알톤스포츠가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중국에 자체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 10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알톤스포츠의 중국 천진공장에는 현재 500여명의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박용성 중국공장총괄 상무는 "중국 춘절 이후 고객들의 주문이 쏟아지기 때문에 지금이 가장 바쁜 시기"라며 "중국 내 자체 생산시설이 있어 시장 변화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작년 한 해 2만대의 판매고를 올린 'R7'의 대박비결도 자체공장을 통한 빠른 대응 덕분이란 것이다. R7은 작년 3월 500대의 시제품이 출시됐고, 열광적인 시장의 반응에 4월 양산 확대를 결정했다. 다른 업체들보다 4~8주 정도 빠른 생산 및 납기에 R7은 '10분 자전거'라는 별명도 얻었다. 판매대수가 워낙 많아 길거리에서 10분에 1대꼴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1만5000대가 팔렸고, 6000대가 또 발주돼 있는 상태다.

알톤스포츠는 원자재가격 상승에 대응해 앞으로 수익성이 높은 알루미늄자전거와 카본자전거 생산을 본격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높아지는 중국의 임금 문제 등도 자전거업체들의 생산기지가 중국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동일한 조건이란 설명이다.

박 상무는 "전세계 자전거의 80~90% 이상이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으며, 40~50개에 달하는 자전거 부품의 생산업체도 대부분 중국에 위치하고 있다"며 "임금이 늘어나도 동일한 조건에서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망 및 수출 확대로 내년 매출 1000억 달성

작년 연결기준 61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알톤스포츠는 올해 765억원, 내년에 101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판매망 확충과 수출 확대가 이같은 실적을 이끌 동력이다.

알톤스포츠는 작년 8월 업계 3위인 코렉스자전거를 인수해 부족한 인지도 제고는 물론 판매망에서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다. 여기에 하이마트 입점매장 및 철도역사 직영매장 확대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일본 프랑스 인도네시아 러시아 태국 미국 등 국내업체 중 유일의 수출경험을 바탕으로 수출비중도 늘려갈 예정이다. 올해 초 중국 천진 롯데마트 2개점 입점을 시작으로 중국 내수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며, 동남아 및 미주 고객들과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박 상무는 "가을 이후 날씨의 영향으로 주문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겨울이 짧은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수출을 확대해 비수기에도 공장 가동률을 높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알톤스포츠의 합병법인인 신영스팩1호는 내달 8일 합병승인 등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알톤스포츠는 합병승인 이후 신영스팩1호을 통해 오는 8월 상장예정이다.

신영스팩 관계자는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삼천리자전거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4배에 이르는 반면, 합병평가에 의해 산출된 알톤스포츠의 PER은 14배에 불과하다"며 "삼천리자전거 대비 저평가된 주식가치로 투자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현장]알톤스포츠, 작전명령 2호 'RCT D8' 개시…초경량 자전거로 '승부'
천진(중국)=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