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 간에 봄맞이 판촉 경쟁이 불 붙었다. 일부 업체는 큰 폭의 '가격 할인'을 내걸었다. 또 치솟은 기름값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유류비 대폭 지원'도 구매 혜택으로 등장했다. 이 때문에 이달에 신차를 장만하면 평소보다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호기'라는 얘기다.

◇"기존 모델들 더 싸게 더 싸게"

이 달에 차를 장만하겠다는 의사가 있을 경우 가장 실속을 갖추는 방법은 무엇일까?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모델을 선택하면 비용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추천이다. 이달 들어 무려 차값을 10%까지 할인하는 프로모션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5년 이상 노후차량 보유자가 쏘나타를 구매하면 50만원에 기본 20만원 추가 할인으로 70만원이나 싸게 차를 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판매가 저조한 i30는 50만원, 싼타페는 80만원이 각각 할인된다.

쌍용자동차는 대형 세단 체어맨H 및 체어맨W 구매시 기본 400만원을 깎아준다. 여기에 각종 구매 혜택을 추가시 체어맨H는 최대 630만원, 체어맨W 리무진(최고급)은 최대 710만원을 싸게 살 수 있다. 로디우스는 300만원 깎아준다.

기아자동차는 포르테(GDI·쿱) 구매시 기본 50만원 할인에 유류비 20만원을 포함 70만원을 할인해준다. 쏘울은 135만원짜리 자동변속기를 무상으로 달아준다. 판매가 저조한 포르테 및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290만원을 깎아준다.

르노삼성자동차는 SM7 구입시 유류비 130만원, SM5는 70만원을 각각 지원해준다. 한국GM은 올 여름 후속차 교체를 앞두고 재고떨이에 나선 중형차 토스카 차값을 12% 할인해준다.


◇"자존심 접은 일본차 역대 최대 할인 잔치"

최근 판매가 다소 주춤해진 일본차를 4월에 구매하면 평소보다 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일본차 회사들은 어느 때보다 '통 큰' 할인으로 고객 확보에 나섰다.

렉서스를 장만하길 고려했던 소비자는 이달이 구매 최적기다. 2002년 렉서스가 한국 진출 이후 가장 큰 폭의 가격 할인을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최고급 세단 LS시리즈와 중대형 세단 GS시리즈구매시 1000만원을 특별 할인해준다. 이 같은 구매 조건은 현금 구매나 할부 구매나 동일하게 적용된다. 또 도요타 파이낸스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프리미엄이다.

만일 기존 렉서스 구매자가 재구매할 경우 차종에 따라 100만~300만원을 추가로 깎아준다. 이에 따라 LS460은 기본 1000만원 특별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렉서스 고객이 LS 승용차로 교체하면 재구매 할인 300만원이 더해져 최대 1300만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 이럴 경우 1억2980만원짜리 차값을 10%나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조건이다. 기존 렉서스 고객이 고성능 세단 IS F(8000만원)을 재구매하면 최대 1100만원(차값 13.7% 할인)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인기 모델인 ES350도 350만~380만원 깎아준다.

한국닛산은 대표 SUV 무라노(5080만원)를 현금으로 구매하는 고객에게 차값의 7.8% 할인 금액인 400만원 상당의 주유 상품권을 지원한다. 혼다코리아도 시빅 2.0(3390만원)을 이달 구매하면 400만원(차값 11.8% 할인) 주유권을 제공한다.

스바루코리아는 이달 레거시와 아웃백을 구매하면 소모성 부품 무상교환 서비스를 기존 5만km에서 10만km까지 늘렸다. 또 24개월 무이자 할부(선수금 50%) 및 등록세 5% 선택도 가능하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잘 팔리는 독일차가 요즘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면서 "재고 부담을 떠안고 있는 일본차 회사들이 가격 할인과 무이자 할부를 진행하며 초기 구입 장벽을 대폭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 시대에 고연비 신차도 수두룩"

이달에 무엇보다 올해 처음 출시된 신차의 경우 고유가를 피할 수 있는 고연비 고효율 차종도 많다는 점이 꼽힌다.

최근 기아차는 공회전제한장치(ISG)를 장착한 포르테 에코플러스를 내놨다. 연비(자동변속기 기준)가 ℓ당 17.5km에 달해 하이브리드카가 결코 부럽지 않다. 올 들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기아차 모닝은 고유가 덕을 봤다. 이 차는 자동변속기 차량도 1ℓ 휘발유로 19km를 달린다.

수입차 가운데는 일본산 하이브리드카 또는 연비 좋은 클린디젤 차량을 보유한 푸조나 폭스바겐 신차에 눈을 돌려도 좋다. 최근 출시된 렉서스 하이브리드카 CT200h는 연비가 25.4km/ℓ로 수입차 베스트셀링 10위권에 포함됐다. 혼다 인사이트의 연비도 23km/ℓ로 뛰어난 편이다.

폭스바겐코리아가 내놓은 골프 1.6 TDI 블루모션은 연비가 21.9km/ℓ다. 폭스바겐 CC 블루모션 또한 배기량 2000cc 모델이지만 연비는 17km/ℓ로 소형차 수준이다. 푸조의 신형 3008은 연비가 21.2km/ℓ로 이전 모델보다 10% 연료 효율을 높였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