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클래식 팬들에게 성찬이 펼쳐진다. 올해만큼 세계 유수 교향악단의 내한 공연이 쏟아지지는 않지만 세기의 마에스트로가 잇따라 국내 팬들을 찾는다. 세계적인 솔리스트의 독주회와 국내 신예 아티스트의 리사이틀 등 상차림도 다채롭다.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는 설레면서도 '주머니 사정'이 걱정되는 한 해가 되겠다.

◆줄 잇는 명지휘자의 연주회

내년 클래식 무대는 세계적인 마에스트로의 내한 공연만으로도 꽉 찬 느낌이다. 가장 눈에 띄는 지휘자는 사이먼 래틀이다.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래틀은 자신이 상임 지휘자로 있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11월 내한한다. 연주 프로그램은 미정이다.

같은 시기에 명피아니스트 출신의 지휘자 블라드미르 아슈케나지는 호주의 대표적 교향악단인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공연을 갖는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과 잇따라 협연한다.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 등을 들려준다. 아슈케나지는 10월12일에 그의 아들 보브카 아슈케나지와 듀오 피아노 연주회를 국내에서 처음 갖고 라벨의 '라 발스',폴랑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등도 연주한다.

명피아니스트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도 27년 만에 국내 팬을 찾는다. 중동 국가 출신의 젊은 연주자로 구성된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잡고 8월에 나흘 동안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연주한다.

또 파보 예르비가 이끄는 '오케스트라 드 파리'와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협연(12월2~3일)을 비롯해 러시아 음악의 정수를 들려주는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1월8~9일),230년 전통의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3월7~8일),신예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협연하는 베를린 방송교향악단(10월4일) 등이 잇따라 내한 공연을 갖는다.


◆독주회 아티스트도 호화찬란

내년에 독주회를 갖는 몇몇 아티스트는 이름만 들어도 기대가 된다. '바이올린의 여제' 안네 소피 무터가 5년 만에 내한해 드뷔시의 '소나타 g단조',멘델스존의 '소나타 F장조'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건반 위의 음유시인' 머레이 페라이어는 세 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다. 연주 프로그램은 미정이다.

최고의 디바로 꼽히는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도 6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테너 마리우스 브렌슈와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예정이다. 장한나의 스승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는 피아니스트인 딸 릴리 마이스키,바이올리니스트인 아들 사샤 마이스키와 패밀리 콘서트를 갖고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 등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시프(2월23일),프레디 캠프(3월5일),마르틴 슈타트펠트(6월26일),첼리스트 다니엘 리(5월17일),플루트 연주자 샤론 베잘리(5월21일) 등의 독주회도 놓치기 아까운 공연이다.

한국을 대표할 신예 연주자인 피아니스트 임동민(4월30일),조성진(6월 중)의 리사이틀도 기대를 모은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