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유럽의 물가상승률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는 출구 전략을 계속할 뜻을 분명히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6일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 자료를 인용,유로존 지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9%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지난 9월의 CPI상승률은 1.8%였다.지난달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2008년 11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의 주범은 에너지 가격 급등 때문이다.지난달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5%나 치솟았다.WSJ는 “물가에 영향을 주는 핵심 물품인 에너지 가격과 식료품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원자재 가격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CPI는 1.1% 상승했다.이는 전월 1% 보다 높은 수준이다.

10월 유럽 물가지수가 ECB의 물가안정 목표치 2%에 근접했으나 ECB는 출구 전략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ECB는 그동안 경기회복 판단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시해 왔다.실제로 ECB 일부 관계자들은 출구 전략을 시사하고 있다.위르겐 스타크 ECB 집행이사는 16일 “금융시장이나 실물시장에서 유럽 경기는 계속 나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며 “올 4분기는 물론 내년에도 출구 전략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CB는 최근 출구전략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스타크 이사는 최근 KPMG 컨퍼런스에 참석해 “ECB는 더 이상 긴급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며 너무 오랫동안 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출구 전략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이어 “금융시장 안정과 경제 회복은 ECB가 점진적으로 긴급 조치를 철회해야 하는 이유” 라며 “은행들에 대한 무제한 대출과 ECB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 등 두 가지 긴급 조치가 필요 이상으로 오랫동안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0월 물가가 대폭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ECB가 기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호세 마누엘 곤살레스 파라모 집행이사는 최근 스페인 일간 엑스판시온과의 인터뷰에서 “물가가 지나치게 오를 가능성이 보일 경우 유동성 지원정책을 모두 끝내기 전에 금리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