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리서치인모션(RIM) 구글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 간에 독설 공방전이 치열하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경쟁사를 비난하자 당사자인 RIM과 구글도 맞불을 놓았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짐 발실리 RIM 공동 CEO는 "많은 소비자들이 더 이상 애플의 생각을 듣는 것을 지겨워 한다"고 애플을 공격했다. 그는 "아이폰 판매량이 RIM을 앞지른 것은 아직 판매되지 않은 주문까지 포함시켰기 때문"이라며 "RIM은 회계상 3분기가 8월에 끝나지만 애플은 9월까지로 9월은 원래 휴대폰 판매가 증가하는 달"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7인치 태블릿PC가 앞으로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며 "잡스는 자기에게 불편한 사실들에 대해서는 편한 대로 생각해 버린다"고 맹비난했다.

잡스 CEO가 전날 애플의 회계연도 4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RIM과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의 제품인) 7인치 태블릿PC는 전화도 아니고 아이패드 경쟁작이 되지도 않는 애매모호한 제품"이라고 비하한 데 대한 대응이었다. 잡스는 "7인치 태블릿PC는 미국에 도착하는 즉시 사망한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잡스의 독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RIM의 스마트폰인 블랙베리가 올 3분기 1210만대 판매에 그친 반면 아이폰은 1410만대가 팔려 블랙베리를 가볍게 앞질렀다"고 선언했다. 잡스는 구글에 대해서도 "구글이 안드로이드는 개방돼 있고 애플 운영체제(OS)인 iOS는 폐쇄적이라고 하는 건 연막 작전"이라고 반박했다.

구글은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안드로이드 개발 책임자인 앤디 루빈 부사장의 트위터에 안드로이드 소스 코드 주소를 공개했다. 안드로이드가 개방화된 OS가 아니라는 잡스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비꼰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