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에 이어 KT가 일정한 지역 내로 들어가면 무선인터넷을 무료로 즐기고 인터넷전화도 사용할 수 있는 이른바 와이파이(Wi-Fi · 무선랜) 기능을 앞으로 출시될 모든 휴대폰에 기본적으로 넣기로 했다고 한다. SK텔레콤도 올해 와이파이 기능을 갖는 휴대폰을 시판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확산이 가져온 또 하나의 의미있는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비싼 이동통신망 대신 와이파이를 활용할 경우 당장 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지만 장기적으로 무선인터넷 시장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와이파이 선점(先占)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초고속인터넷망(유선)에 무선 접속장치를 달면 가까운 거리에서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기술인 와이파이에 기업들이 다시 주목하면서 와이파이존의 구축 경쟁도 확산되고 있다. KT는 기존의 와이파이존을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했고, SK텔레콤과 LG텔레콤도 각각 와이파이존의 신설 또는 기존 사설망의 공용 와이파이존으로의 전환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특히 과거 유선시장의 강자였던 KT가 와이파이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나선 데에는 유선시장이 이동통신, 인터넷전화에 시장을 내주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와이파이가 앞으로 무선인터넷 시장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몇년 전의 무선랜과 비교할 때와는 판이한 상황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더욱 빠른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된 소비자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앞으로의 통신서비스 전개방향과 관련, 기업들의 와이파이 투자가 정부가 고민하는 와이브로(고속이동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와이브로는 와이파이존의 확대, LTE 서비스와의 경쟁 등으로 새 길을 모색해야 할지 모른다. 어쨌든 와이파이가 무선인터넷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로 등장한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