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8일 공개한 아이폰 OS 4.0버전에서 ‘구글’ 브랜딩을 제거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루머로만 떠돌던 애플의 검색엔진 교체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10일 미국 IT정보 전문지 ‘일렉트로니스타’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4.0 웹브라우저 사파리 검색에서 '구글'이라는 글자를 없앴다. 기존 아이폰 3.0버전에서는 검색창 옆에 ‘Google’이라고 돼 있었지만 4.0버전에서는 ‘Search’로 바뀐 것이다.

일렉트로니스타는 이것이 아이폰의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Bing’으로 바뀌려는 애플의 의도일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아이폰의 기본 검색은 구글이 깔려 있다. MS의 ‘빙’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을 따로 다운받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벌써 몇 달 전부터 애플이 검색 시장의 최강자 구글을 버리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 때 동지였던 두 기업이 스마트폰, 기업인수, 특허권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자 애플이 구글에 대항하기 위해 자신의 오랜 적수인 MS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자체적으로 검색엔진을 만들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지만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좀 더 우세하다.

물론 애플이 당장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MS로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이미 구글 검색에 익숙해져 있고, 검색시장에서 구글에 밀린 MS의 ‘빙’이 이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라는 것.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도 한 때 모바일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빙으로 바꿨다가 기존 사용자들의 반발로 다시 구글로 바꾸는 방법을 블로그에 올렸던 일도 있다.

게다가 윈도우 7폰을 확대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 역시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구글 만큼이나 애플에게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애플 또한 아직까지 검색엔진을 바꾸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 이와 함께 아이폰은 여전히 구글 맵을 자신들의 지도 애플리케이션 자료로 쓰고 있고, 아이패드에서도 구글의 유튜브 동영상을 즐기는 사용자들이 두드러지게 많다.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이 구글과 껄끄러운 상황에서 유일한 대안은 MS뿐이지만 검색엔진을 바꾸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며 “구글과 MS 사이에서 애플이 어떤 선택을 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